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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못버텨…컨소시엄에 러브콜 보내는 정비조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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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못버텨…컨소시엄에 러브콜 보내는 정비조합들
서울의 한 공동도급 방식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디지털타임스 DB>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정비 현장에서 건설사의 컨소시엄 입찰을 허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간 조합에게 건설사 컨소시엄 도급은 단일 시공 아파트에 비해 하자 대응이 어렵고, 품질이 저하될 수 있어 비선호 상품으로 여겨져 온 방식이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악화로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면서 서울 외곽 단지를 중심으로 건설사 컨소시엄 입찰을 허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방화3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건설사의 컨소시엄 입찰을 허용하기로 했다. 단독 도급 방식으로 시공사를 모집하면 시공사들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조합 입장에서 공동도급은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다. 실제 수도권 대부분 정비 조합은 2020년대 이후 단일 건설사 도급 방식으로 시공사를 모집해왔다. 하지만 건설사는 수주전에서 출혈 경쟁을 최소화하고 금융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방화3구역 재건축은 강서구 방화동 일원에 지상 16층·28개동·1476가구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조합이 예정한 공사비는 7000억원 수준이다.

강북구 미아9-2구역 재건축 조합도 컨소시엄 입찰을 받았다. 이 결과 지난 4월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 컨소시엄은 그동안 이 재건축 사업에 입찰 의사를 보이지 않았으나, 조합이 공동도급을 허용하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역에는 지상 최고 25층 규모의 아파트 22개동 1758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이 들어선다.

인천 부평구 부개5구역 재개발 사업도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했다. 이 구역은 올해 초까지 DL이앤씨의 단독 입찰이 예상됐던 곳이다. 하지만 DL이앤씨는 지난 4월 새 대표 선임 후 재개발·재건축 신규 수주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조합은 입찰 지침을 바꿔 현대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의 입찰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합은 공동도급 형태를 선호하지 않겠지만, 건설사 입장에선 수주 경쟁을 피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선호하는 방식"이라며 "그간 서울에선 사업비가 1조원 크게 웃돌거나 3000세대 이상의 대단지인 경우에만 컨소시엄 입찰이 가능했는데, 최근에는 1000세대 규모 아파트에도 컨소시엄 입찰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서울 외곽에 위치한 주요 정비 조합이 컨소시엄 입찰을 허용하고 있는 것은 서울 강남권에서도 시공사 모집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성이 이전보다 떨어진 탓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 조합은 연초부터 두 차례 이상 입찰을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다.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도 올 2월부터 입찰을 진행했으나 경쟁 입찰이 성사되지 않아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했다.

서울 서대문구 한 정비 조합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으로, 조합이 시공사를 가려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못된다"며 "시공사 선정 무산이 지속되면 강남권에서도 컨소시엄 입찰을 허용하는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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