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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 자진상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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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자산운용, 지난해부터 매수
최근 13만주 사들여 76.3% 확보
미래에셋 "자산운용 투자활동"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부터 미래에셋생명보험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상장된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넘겨받고 있는 것이다. 그룹 내 상장 회사는 증권과 생명 2곳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이 공개매수 방식을 통해 상장폐지의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면 미래에셋생명의 특별관계자 지분은 76%를 넘었다. 회사를 자진 상폐하기 위한 1차 허들은 넘은 셈이다. 다만 투자자보호를 위해선 18% 가량의 추가 물량을 매집해야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계열사인 미래에셋생명의 보통주 13만2173주를 추가 매집했다. 의결권 있는 보통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인 것이다. 이로써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생명의 보통주를 2521만4210주 확보했다.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제외한 유통주식(1억3048만주) 대비 지분율은 19.32%로 올랐다.

같은 기준으로 미래에셋생명에 대한 특수 관계자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 29.87%, 미래에셋캐피탈 21.15%, 미래에셋자산운용 19.32%, 미래에셋컨설팅 5.79% 등이다. 여기에 가족 등 친인척을 포함한 특수 관계자의 총 지분율은 76.38%다.

이들 지분율은 지난해 9월 말 70%를 넘어섰고, 올들어 4월에 75%를 넘어섰다. 그러면서 자진 상폐 가능한 요건에 가까워지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미래에셋그룹의 최상단에 있는 미래에셋컨설팅의 미래에셋생명 지분 확대다. 올들어 미래에셋컨설팅도 생명의 지분 1.5% 가량 추가 매집했다. 자산운용과 컨설팅의 공통점은 박현주 회장 일가가 회사의 최대주주라는 점이다.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는 A와 B, 2개의 축(올해 3월 말 기준)으로 나뉜다. A 축은 '박현주 회장→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으로 연결된다. B 축은 '박현주 회장→미래에셋컨설팅·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구성돼 있다. 계열사 간 지분 매집이 계속된다면 미래에셋생명이 자산운용의 자회사로 이동하게 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박현주 회장의 지배력이 강한 B축에 미래에셋생명을 옮겨 수익·건전성을 보강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래에셋 측은 "미래에셋생명 주식이 저평가 되어 계열사에서 지배구조 강화 및 투자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며 공개매수나 상장폐지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래에셋생명 주가는 4600원대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2월 6500원까지 오른 데 비하면 29%가량 빠진 것이다.

거래가 미미한 주식을 자산운용이 사들인 것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이 자진 상폐할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공개매수까지는 추가 매집이 필요하다. 코스피 상장사가 자진 상폐하려면 총 발행주식의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는 것 외에도 투자자 보호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선 자사주를 제외하고 95% 지분을 확보해야한다. 현 수준을 감안하면 18.62% 주식을 추가 매집해야 하는 것이다.

자진 상폐는 회사가 어려워 정리매매하는 것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상장 유지에 따른 규제를 피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자진 상폐 기업은 자금 조달이 불필요한 건실한 곳이 대다수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미래에셋생명 자진상폐 하나
[미래에셋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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