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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의 외신 다이제스트] 지금 지구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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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논설위원
[박영서의 외신 다이제스트] 지금 지구에 무슨 일이?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빙하가 사라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베네수엘라 북서부 메리다주(州) 산악지역의 훔볼트(라 코로나) 빙하가 약 2만㎡도 남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10만㎡ 이상의 얼음 지대를 빙하로 정의한다. 훔볼트 빙하는 더 이상 빙하라고 볼 수 없을 만큼 크기가 작아졌다.

남미 대륙 서부에 길게 걸쳐 있는 안데스 산맥을 따라 베네수엘라에는 6개의 산악 빙하가 있었다. 2011년이 되자 6개의 빙하 중 5개가 사라졌다. 훔볼트 빙하만이 홀로 남아 버텨왔다. 베네수엘라 환경당국은 마지막 남은 훔볼트 빙하를 지키기 위해 특수소재로 만든 덮개를 헬기로 날라 빙하를 둘러싼 바위 위에 덮었다.

그럼에도 역부족이었다. 과거 4.5㎢의 면적을 자랑했었던 훔볼트 빙하는 결국 사라졌다. 베네수엘라는 빙하를 잃은 첫 번째 아메리카 국가가 되었다. 전문가들은 남아있는 얼음도 앞으로 2∼5년이면 완전히 녹아 없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어디 빙하뿐인가, 지구촌 곳곳이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십년에 한 번 발생한다고 하는 자연재해가 세계 각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 올 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아직 초여름인데도 미국 남서부에선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 있는 데스밸리 사막 지대는 지난 6일 최고기온이 섭씨 50도를 기록해 최근 가장 높았던 1996년의 49.4도를 넘었다.

중국 곳곳도 폭염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중국 허베이성 중남부와 산둥성, 허난성, 산시성 남부, 안후이성 북부 등지의 지표기온이 60도 안팎으로 치솟았고, 일부에선 70도를 넘기기도 했다. 인도 국민들도 50도를 넘는 불볕더위에 고통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빨리 온 무더위에 비상이다. 지난 10일 대구와 울산 등 영남 일부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이후 광주·전남 등으로 폭염주의보가 확대됐다. 작년과 견주면 일주일 이르게 폭염이 찾아온 셈이다.


이렇게 '역대 가장 더운 달'이 이어지면 냉방용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농작물이 망가지고, 산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인명 손상은 물론이고 경제적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렇게 지구가 올 여름 펄펄 끓는 것은 지구 온난화 탓이 크다. 그렇다면 지구 온난화는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고 있는가. 지난달 세계 평균 기온은 역대 5월 중 가장 높았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에 따르면 지난 5월 지구 표면의 평균 기온은 섭씨 15.9도였다. 이는 산업화 이전 평균치보다 1.52도 높은 수치다. 이로써 작년 6월부터 12개월 연속으로 '역대 가장 더운 달' 기록을 지속하게 됐다.

같은 기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63도 높았다.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막아보자는 건 국제사회가 합의한 내용이다. 지난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세계 195개국은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2도, 나아가 이번 세기말까지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그런데 작년 6월부터 지난 1년간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63도 높았다는 건 이미 제한선이 깨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같은 기후변화 추이는 국제사회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맹렬한 속도로 화석연료를 태워왔다. 자원을 철저히 쥐어짜면서 경제활동을 가속화했다. 우리의 삶은 풍요로워졌으나 화석연료 중심의 사회 발전은 지구 온난화로 이어졌고 기후는 혼돈에 빠졌다. 이대로라면 인류는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 신세가 될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방관하다간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보자.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이용하고,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 빨대를 사용하는 '작은 실천'이 '기후 지옥'을 벗어날 출구를 열어줄 수 있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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