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공유 막힌 넷플 대신 티빙 볼까? [김나인의 `樂樂한 콘텐츠`]

입력: 2023-12-19 12:15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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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 곧 죽습니다' 단체 포스터. 티빙 제공

# 직장인 A씨는 최근 '티빙'에서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티빙 앱을 설치했다. 조씨는 "자취를 해 텔레비전을 집에 들이지 않았는데 OTT로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며 "앱을 설치해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둘러보다 보니 내년 저렴한 광고 요금제가 출시되면 유료 구독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이 이달부터 실시간 채널 무료화로 티빙 애플리케이션(앱)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OTT에는 찾아볼 수 없는 CJ ENM, JTBC 등 국내 채널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라이브 방송으로 이용자 이탈을 막고 가입을 유인하는 전략이다. '운수 오진 날', '이재, 곧 죽습니다' 등 오리지널 콘텐츠도 인기를 얻으면서 이용자 층이 넓어지고 있다.

티빙 '구글플레이2023 올해를 빛낸 엔터테인먼트 앱' 최우수상 이미지. 티빙 제공

◇ 티빙, 1인당 평균 시청 시간서 넷플릭스 제쳐 = 19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은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7개월 연속 국내 부동의 이용자수 1위 '넷플릭스'와 비교해 1인당 평균 시청 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넷플릭스 평균 시청 시간은 475분이었지만, 티빙은 같은 기간 평균 시청 시간이 502분에 달했다.

티빙이 이용자들의 시간을 뺏는 요인에는 매월 두 편씩 공개하는 차별화된 오리지널·독점 콘텐츠와 실시간으로 국내 채널을 볼 수 있는 라이브 방송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티빙은 최근 구글플레이가 꼽은 '2023 올해를 빛낸 엔터테인먼트 앱'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구글플레이는 숨은 보석, 엔터테인먼트, 가지계발, 일상생활 등 분야별로 한 해 동안 이용자의 사랑을 받은 앱을 선정해 연말 시상식을 개최한다. '국민 앱'으로 꼽히는 당근마켓과 네이버페이도 이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운수 오진 날' 포스터. 티빙 제공

◇ 인기몰이 하는 '운수 오진 날'·'이재, 곧 죽습니다' = 인기 비결로는 단연 탄탄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꼽힌다. 지난달 티빙에서 공개된 '운수 오진 날'은 유료가입 기여자 수 3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동명 원작 웹툰의 소재와 설정,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한 각색과 연출, 이성민, 유연석, 이정은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이 시너지를 내 새 웰메이드 장르물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 15일 공개된 '이재, 곧 죽습니다'도 웹툰 원작 드라마로 눈길을 끌고 있다. 최이재 역의 서인국, 죽음 역의 박소담을 비롯해 김지훈(박태우 역), 최시원(박진태 역), 성훈(송재섭 역), 김강훈(권혁수 역), 장승조(이주훈 역), 이재욱(조태상 역), 이도현(장건우 역), 고윤정(이지수 역), 김재욱(정규철 역), 오정세(안지형 역), 김미경(이재 모 역) 등 존재감을 가진 배우들이 시크릿 캐스트로 총출동했다. 첫 공개 이후 이 드라마는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티빙은 탄탄한 웹툰 원작을 토대로 영화급 규모의 크리에이터들이 출연하는 웰메이드 시리즈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탄생 주역 드라마로는 '술꾼도시여자들', '유미의 세포들', '방과 후 전쟁 활동' 등이 꼽힌다.

◇ 29개 실시간 채널, 이달부터 무료…내년 광고요금제 출시로 활로 모색 = 실시간 채널도 매력 요인이다. 티빙은 현재 CJ ENM, JTBC, YTN 등 국내 주요 채널 총 33개를 라이브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 1일 티빙은 대대적 서비스 개편을 통해 OCN, OCN Movies, OCN Movies2, tvN Sports 등 특정 채널을 제외한 총 29개 채널의 실시간 무료화 전략을 펴는 승부수를 던졌다.

OTT를 이용하지 않았던 시청층을 유입하고, 매일 방문하는 충성도 높은 이용자를 확보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DAU(일간활성화이용자수)를 비교해 보면, 티빙은 2021년 1분기 약 62만명의 하루 이용자 수에서 올 3분기에는 하루 약 125만명이 이용하는 OTT로 발돋움했다. 이는 넷플릭스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이용자 수다. 특히 첫 번째 오리지널 '여고추리반'을 2021년 1월 공개한 이후 최근 2년 사이 약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꾸준히 앱 이용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쇼핑이나 유통 플랫폼과 달리 OTT의 경우 매일 콘텐츠를 시청하는 비율이 중요한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DAU 수치가 의미 있다는 평이다.

티빙은 내년 1분기 중 기존 베이직 요금제인 월 9500원보다 반값 정도로 저렴한 월 5500원의 AVOD(광고형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비가 막대하게 늘어난 데 비해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넷플릭스와 같이 광고요금제 등 새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K콘텐츠를 선호하는 국내 이용자를 고려해 국내 OTT들은 글로벌 OTT와 달리 실시간 채널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AVOD 시장이 본격 개막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만큼 OTT에서 제공하는 양질의 실시간 채널은 광고주들이 좋은 평가를 할 수 있는 매력 포인트로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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