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2050 `아바타2` 현실될 것… 친환경·자율운항선박 우리가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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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해양硏서 50년간 해양과학기술 분야 연구로 韓 조선산업 변모 진두지휘
업계 패러다임 변화 맞춰 무탄소 선박·자율운항선박 개발 및 실증에 주력
"미래시대, 해양과학기술 주도권이 관건… 해양 신산업 창출에 기여할 것"
"2050 `아바타2` 현실될 것… 친환경·자율운항선박 우리가 주도"
사진=황응준 프리랜서

이준기의 D사이언스

홍기용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장


"아마도 2050년쯤이면 바다가 우리의 새로운 생활공간이자 거주공간으로 바뀔 겁니다. 결코 먼 미래가 아닙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 2-물의 길'처럼 우리의 미래 무대는 해양과 바다가 될거에요. 이런 점에서 해양과학기술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홍기용(사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소장은 바다가 인류의 생활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해양과학기술의 R&D(연구개발)가 한층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박해양연은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은 우리나라 유일의 선박해양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지난 50년 동안 조선해양과 해양공학 기술발전을 견인하며, 우리나라가 조선해양강국 반열에 올라설 수 있도록 R&D 측면에서 커다란 역할을 해 왔다.

대담=이준기 ICT과학부 차장

홍 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해양을 세상의 중심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R&D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그는 "탈탄소·디지털의 두 축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조선해양분야의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며 "선박해양연은 창의적·혁신적 연구성과 창출과 과감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산학연 R&D 허브로써 역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2050 `아바타2` 현실될 것… 친환경·자율운항선박 우리가 주도"
홍 소장은 "해양은 우주만큼 신비롭고, 우주보다 더 우리 생활과 직결돼 있으며, 우주과 함께 매우 도전적인 공간"이라며 "다학제적 융합연구를 위한 우수한 인적자원과 연구 인프라 확충을 바탕으로 국제 기술 표준을 선점해 나간다면 우리나라가 조선해양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해양강국 시대를 열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해양 불모지'서 '조선해양 강국'으로 반 세기 만에 변모

선박해양연 설립 50주년은 홍 소장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30년 가까이 올곧게 선박해양 분야 연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든든한 보금자리가 돼 줬고, 연구자에서 기관장 자리에 앉아 영광스럽게도 설립 50주년을 진두지휘하며 맞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홍 소장은 "설립 50주년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걸어온 지난 50년을 되돌아 보면서 앞으로의 50년은 지금과 어떻게 달라져야 할 지 많이 고민했던 기회였다"며 "선배님들의 피땀 어린 노력 덕분에 우리나라가 반 세기 만에 조선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R&D 분야에서 기여했다는 커다란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통해 조선산업 발전의 밑그림을 그렸다. 당시에는 일제시대 때 설립된 대한조선공사만 있었을 뿐, 인프라와 시설, 인력, 기술 등 모든 것이 전무했다.

그는 "조선산업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그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초대 경제수석을 지낸 신동식 한국해사기술회장이 외국에서 귀국해 조선산업 발전을 위한 마스터 플랜을 마련하면서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조선산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소개했다.

'조선업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 회장은 구순이 넘는 나이에도 지금도 경영 일선을 지키며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속에서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혁신 전략 마련에 노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홍 소장은 "선박해양연은 서울 홍릉의 작은 실험실에서 시작해 여러 차례의 기관 명칭 변경과 대덕 이전, 기관 거버넌스 변화 등 숱한 어려움과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해양과학기술 분야 전반에 걸친 우수한 연구성과 창출을 통해 기관 정체성을 유지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외부 환경에 의한 변화와 부침 등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성을 갖는 튼튼한 연구소로 도약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2050 `아바타2` 현실될 것… 친환경·자율운항선박 우리가 주도"
사진=황응준 프리랜서

◇'K-조선'의 산실…2500여척 선박 성능시험 지원 '구슬땀'

선박해양연은 설립 초기 산업 현장에서 시급한 기술을 중심으로 연구했다. 이후 국내에 조선소가 잇따라 생기면서 조선산업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공통기반 기술 위주로 연구를 수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출연연 역할에 나섰다. 특히 국내 유수의 조선소가 설계한 선박 성능시험을 위한 선박해양플랜트 관련 인프라 지원을 통해 세계 1위 조선강국 코리아 실현에 큰 기여를 했다.

또한 해양플랜트, 해양에너지, 해양장비, 해양교통, 해양환경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국가 조선해양산업과 경제발전을 도왔다.

홍 소장은 "1978년 처음 지어진 선형시험수조는 축소 선박 모형선을 이용해 실제 선박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대형연구설비인데, 이게 벌써 지어진 지 40년이 넘었다"며 "이런 대형연구시설은 과거에 모든 조선소들이 갖추기 어려워 저희 같은 출연연이 있었기에 해외에 의존하지 않고 성능시험을 도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선박해양연은 선형시험수조를 이용해 2500여 척의 선박 성능시험을 지원했다. 전 세계를 대양을 누비고 있는 우리나라의 모든 배들이 사실상 선박해양연의 인프라 지원을 받아 건조된 셈이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출연연 본연의 역할과 정체성 강화에 기관 역량을 모았다. 국가 정책 아젠다에 부합하는 전략 R&D 중심의 연구와 전 주기적 R&D 수행을 위해 임무중심 통합적 연구체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공공기관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기 위해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 실현에도 노력하고 있다.

홍 소장은 "세계적 규모의 연구장비와 시설을 갖춰 인프라 측면에선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점점 강화되는 글로벌 해양환경규제나 노후화된 장비·시설 등을 고려할 때 대대적인 보수나 업그레이드, 신축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예산과 인력 확보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디지털, 선제적 대응…무탄소 연료 선박·자율운항선박 '승부수'

홍 소장은 조선해양 분야의 패러다임이 친환경·디지털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인가에 따라 국가 조선해양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탄소중립을 위한 글로벌 환경규제와 디지털 전환이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의 새로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혁신적 기술개발을 선도해야 시장 선점에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그는 "앞으로 우리의 R&D 방향성은 친환경과 디지털 전환이 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맞춰 무탄소 선박과 자율운항선박 개발·실증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박해양연은 기존 화석연료 기반 선박에서 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등 탈탄소 연료를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수소와 암모니아 생산 해상 플랫폼이 미국선급의 AIP(기본승인)를 획득했고, LNG(액화천연가스) 연료를 접목한 3종의 친환경 중소형 선박이 한국선급의 AIP를 얻는 성과를 거뒀다.

홍 소장은 "지난 7월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2050년까지 '0(Net Zero)'로 상향하면서 저탄소, 무탄소 연료를 사용하는 신개념 해양 이동체 개발과 이를 최적으로 운항하기 위한 기술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연료 기반의 탄소중립 해양 모빌리티 기술개발을 위한 초격차 전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자율운항선박은 선박해양연이 선도적으로 개발에 나서 성능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에 구축된 자율운항선박성능실증센터를 중심으로 지능형 항로 의사결정시스템, 충돌·사고방지 상황인식 시스템, 무인선의 완전무인화 등 개발과 실증을 마쳤다.

홍 소장은 "자율운항선박은 아직 법과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어느 나라가 빨리 기술 선점을 통해 국제표준을 확보하느냐가 향후 이 분야를 주도할 수 있게 된다"며 "디지털에 강점을 지닌 우리나라가 기술혁신에 더욱 집중한다면 자율운항선박을 해양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율운항선박은 해양교통체계, 해양통신기술, 항만·항로표지 시스템, 연료 공급망 등 이전과 다른 기술과 인프라, 법·제도 등을 기반으로 미래 조선해양산업의 친환경·디지털화를 가속하는 촉매제로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박해양연은 선박해양 분야의 융복합 기술 추세에 맞춰 다양한 연구기관들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바다에서 GPS 위치 정확도를 5㎝로 줄이는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소형원자로(SMR)를 활용한 원자력 선박과 해양플랜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과는 다양한 친환경 연료를 선박에 적용해 성능을 평가하는 친환경 대체연료 추진시스템의 성능평가를 위한 연구시설을 전남 목포에 구축하고 있다.



◇"우주보다 해양시대가 먼저다"…'해양을 세상의 중심으로' 실현

전 세계 교역량의 78%가 바다를 통해 운송되고 있고, 바다는 수산자원과 심해광물뿐 아니라 해상과 해저공간을 보유한 인류의 무한한 자원의 보고이다. 이 때문에 인류는 과거부터 바다와 해양 진출을 통해 생활 공간을 넓혀왔다. 홍 소장은 "바다와 해양으로 우리의 공간을 넓혀가려면 플랜트부터 운송, 통신, 에너지, 식량 등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우주보다 바다와 해양에 우리의 새로운 생활·거주공간을 더 먼저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대략 2050년쯤에는 해저나 수중에 우리가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 유럽이 바다에 선제적으로 나서 대항해시대를 열었듯이, 앞으로도 바다로 먼저 나아가는 국가가 글로벌 해양과학기술 패권을 잡을 것"이라며 "조선·해양플랜트·통신·로봇 등에 강점을 지닌 우리나라가 해양과학기술에 혁신을 가속화해 나간다면 우리가 해양시대의 주도권을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박해양연은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아 2050년 비전으로 '해양을 세상의 중심으로 이끄는 KRISO'로 정하고, 새로운 50년을 향해 힘찬 뱃고동 소리와 함께 출발했다. 이를 위해 해양과 바다가 인류의 삶 속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바다의 중요성과 해양분야 R&D 역할을 강조해 나갈 계획이다.

"2050 `아바타2` 현실될 것… 친환경·자율운항선박 우리가 주도"
사진=황응준 프리랜서

홍 소장은 "미래사회를 위한 해양의 가치는 인간과 환경의 지속가능한 공존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인류와 바다의 공존, 청색 해양경제 창출, 창의·도전적 R&D 혁신을 핵심 가치로 두고, 기술 역량을 고도화해 해양 신산업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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