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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포커스] 바이오 경제 `게임체인저`인데… 법에 가로막힌 합성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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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농업 등 파급력높아 눈길
3년안에 37조 규모 예상되지만
현재 해외수출까지 '규제 대상'
연구·산업진흥 위한 제정 시급
[테크&포커스] 바이오 경제 `게임체인저`인데… 법에 가로막힌 합성생물학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바이오파운드 모습.

NIST 제공

"해외에서 합성생물학 관련 인허가를 받은 미생물 균주를 국내로 들여와 제품으로 만든 후, 다시 해외로 전량 수출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적용되는 규제 때문에 수출 확대에 애로가 많다. 특히 해외에서 인증 받은 바이오 소재에 대해 한국에서 이중규제를 받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졌으면 한다."

"우리나라에는 합성생물학에 대한 법·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 보니, LMO(유전자변형생물체)법이나 식품위생법 등 기존 법을 적용을 받아야 한다. 맞지 않은 법제도에 억지로 맞춰야 하다 보니 기술 혁신과 관련 생태계 구축에 허들이 높다."

지난달 10일 열린 '2023 바이오 미래 포럼'에서 합성생물학 관련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여전히 신기술에 대한 '규제 후진국'에 머물러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법·제도가 기술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규제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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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제공

◇생명과학에 공학 접목…바이오 넘어 전 산업 '게임체인저' 급부상

합성생물학은 생명과학에 공학적인 기술 개념을 도입해 기존 생명체를 공학적으로 활용하거나,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시스템을 설계, 제작, 합성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바이오 분야에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생명의 복잡성과 다양성, 불확실성, 낮은 재현성, 오랜 시간·많은 비용 등 기존 바이오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때문에 제약, 에너지, 화학, 에너지, 농업 등 모든 산업과 기술 안보에 막대한 파급력을 미칠 바이오 산업의 강력한 게임 체인저로 부각되면서 주요 선진국들이 치열한 기술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또한 합성생물학 연구의 핵심 인프라인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에도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바이오파운드리는 설계된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파운드리와 유사한 개념으로, 설계-합성-테스트-학습(DBTL) 과정을 통해 합성생물학을 고속화·대량화·저비용화해 산업화를 앞당긴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의 시장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까지 글로벌 합성생물학 시장 규모는 288억 달러(약 37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만약 합성생물학이 향후 몇 년 안에 구현된다면 2030∼2040년까지 연간 최대 3조6000억 달러(4644조원)의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2050년쯤에는 전체 화학산업의 절반 가량이 합성생물학을 바탕으로 하는 바이오화학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등 합성생물학은 바이오산업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테크&포커스] 바이오 경제 `게임체인저`인데… 법에 가로막힌 합성생물학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제공

◇법·제도 등 규제에 막힌 韓 합성생물학 생태계

주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기존 법, 제도 등 다양한 규제에 발목이 잡혀 합성생물학의 혁신 불꽃이 활활 타오르지 못하고 있다.

신용욱 CJ제일제당 바이오기술연구소장은 "합성생물학이 활성화되려면 규제 타파와 인프라 확충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게 되지 않고선 어떤 방안을 내놔도 공염불에 불과하다"며 "미국 FDA(식품의약국), 일본 후생성의 인허가를 받고 등록까지 마친 미생물 균주를 가져와 우리 바이오파운드리에서 생산해 국내가 아닌 해외로 판매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우리나라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소장은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중국이 가장 큰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지금까지 주로 우리가 개발한 미생물 균주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제품을 생산하다가, 최근에는 자체적으로 미생물 균주를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면서 "중국 선전과 톈진 지역에서는 이를 전문적으로 생산해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중국의 추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합성생물학은 최종 제품 판매뿐 아니라 연구개발 전 과정에 걸쳐 새로운 가치사슬을 만들고,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가령, 동물보호·윤리문제, 온실가스 감축, 식량문제 등을 해결할 배양육이 합성생물학을 통해 산업화되면, 기존 축산업의 사료, 농장, 도축 등의 관련 업종과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관련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려면 지속적인 규제 개선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한 목소를 내고 있다.

김성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팀장은 "합성생물학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규제 이슈가 뜨겁게 부상하고 있다"며 "우리의 경우 합성생물학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상황에서 기존 LMO법이나 식품위생법으로 규제할 수밖에 없는데, 합성생물학의 잠재적 가치와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고 연구와 산업 진흥을 위한 법률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대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합성생물학연구센터장은 "합성생물학과 바이오파운드리를 통해 새로운 인공 생명체를 만들어도 현재 우리의 법과 제도로 규제할 수 있는 근거가 사실상 전무하다"면서 "합성생물학 활성화를 위해 기술개발뿐 아니라, 정책, 제도, 법제도 논의에 소도를 내고, 합성생물학에 대한 국민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이해와 설득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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