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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논의 자리 빠진 기업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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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행장 간담회 이례적 불참
현금·수익성 등 재무사정 악화에
일각선 "상생 동참 여력 없을것"
`상생금융` 논의 자리 빠진 기업銀 왜?
기업은행 본점 전경.

IBK기업은행이 지난 27일 열린 은행권 상생금융 논의 자리에 출석하지 않았다.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고, 이자장사 지적에서는 다소 떨어져있다는 정부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금과 수익성 등 기업은행의 재무 사정이 상생금융 방안에 동참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꺾이고 있어 이를 감안한 정부의 선제적 조치라는 말들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전일 열린 금융당국-은행장 간담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앞서 김 행장은 은행장들과 함께 지난 20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으로 런던 일정을 소화했다. 당시 윤 대통령의 은행권을 향한 강도 높은 쓴소리가 작용해 국책은행장들도 함께 동행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번 자리는 은행의 상생금융안을 다루는 자리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국내은행장 등은 2조원에 육박하는 국민의 지원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은행장을 회동한 간담회마다 얼굴을 비쳤던 기업은행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기업은행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처럼 '국책은행'으로 분류해 부르지 않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기업은행이 상생금융에 참여할 여력이 없을 정도로 재무적 한계에 도달했다는 말들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코로나 기간 중 중소기업 대출 물량을 연신 늘려왔다. 중기대출 잔액은 9월 말 기준 23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162조7000억원, 2020년 186조8000억원, 2021년 203조9000억원, 2022년 220조7000억원을 거쳐 올해 3분기 230조를 넘긴 것이다. 9월 말 중기대출 시장점유율은 23.2%로 2021년(22.8%) 대비 0.4%포인트(p) 상승했다. 시장에 풀린 중기대출 물량을 지속적으로 빨아들인 결과다.

기업은행은 올해 3분기에 역대금 상·매각을 단행했다. 이번 분기에만 2340억원을 매각했고, 2510억원을 대손상각했다. 원금조차 갚지 않는 대출을 회복불가능하다는 부실로 평가해 총 4850억원을 비용처리 한 것이다.


그럼에도 기업은행의 건전성은 악화일로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월 말 기준 1.01%를 기록했다. 0.8%를 기록했던 작년 9월 말에서 계속 증가하다 결국 1%를 넘겼다.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되기 직전 단계인 요주의 채권 물량은 4조7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3%, 전 분기 대비 7.9% 증가했다. 9월 말 기준 기업부문 연체율은 0.66%로 일 년 새 0.37%p 상승했다. 추가적인 손실이 계속되면 금감원에서 위험 수준으로 보는 10년 평균 연체율인 1%를 웃돌 수 있다.

현금흐름도 꽉 막혔다. 9월 말 기준 영업활동현금은 마이너스(-)16조3335억원, 투자활동현금은 -1조5070억원이다.

재무활동 역시 일 년 새 3분의 1 토막 난 6조8053억원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현금과 현금성자산이 3개월 사이 10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9월 말 저원가성예금 비중은 32.6%로 전년 동기 대비 6.4%p 축소돼 조달창구마저 힘겹게 돌아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중은행을 따라잡기 위해 한창 영역을 넓혔던 가계대출 영업은 거의 안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42조9000억원으로, 대부분 담보 잡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물량을 늘렸다.

향후 기업은행이 윤 정부에 얼마를 배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업은행의 배당성향은 지난 2020년부터 꾸준히 올라 2022년 31.2%를 기록했다. 기업은행의 최대주주는 기재부(지분율 59.5%)이고, 주요주주는 산업은행(7.2%), 수출입은행(1.8%) 등이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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