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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나르시스트 송영길과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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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정치정책부 기자
[현장칼럼] 나르시스트 송영길과 조국
"너 자신을 알라"고 외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 그는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이 훌륭한 통치자의 첫째 품성"이라고 강조했다. 타인에겐 엄격한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면서, 자신에게는 무한한 관용과 사랑으로 무장한 '기괴한' 나르시시스트들이 정치한다는 오늘날의 '파렴치 공화국'에서는 쉽게 찾기 어려운 미덕이다.

정치인들에게 염치가 갈수록 요원해지고 있다. 우선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탄핵을 주장하며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나. 어린놈이 국회에 와 가지고 (국회의원) 300명, 자기보다 인생 선배일 뿐만 아니라 한참 검찰 선배인 사람들까지 조롱하고 능멸하고 이런 놈을 그냥 놔둬야 되겠냐"고 비난했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게 무슨 중대한 범죄라고 6개월 동안 이 XX을 하고 있는데 정말 미쳐버릴 것 같다. XX놈들 아닌가"라고 했다.

심지어 검찰 수사를 받는 자신의 우월적 지위(?)도 부각했다. 송 전 대표는 "검사들이 수사를 하면 기한도 없다"며 "이재명 2년 송영길 지금 7개월, 여러분들도 생각해보라. 만일 검찰이 나를 수사 대상으로 해서 8개월, 1년, 2년을 하고 있으면 다 망하는 거야"라고 했다.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집권당 대표를 지낸 사람의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저질 언사다. '서민들은 이재명이나 나처럼 장기간 검찰수사를 받으면 집이 망한다'는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하는 것이 납득이 되질 않는다. 그렇다면 서민들은 검찰 수사를 버티지 못할 정도로 정치인들보다 끈기도 없고, 경제력도 없는 열등한 존재라는 말인가.

더구나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와 투표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정치인이 할 말도 아니다. 당의 전당대회가 오랫동안 '쩐당대회'로 인식된 시간이 짧지 않다보니 문제의식을 못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매표 행위는 매우 심각한 범죄행위다.

돈봉투 사건에 대한 실체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송 전 대표의 보좌관 박모씨는 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 무소속 의원에게 현금 6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법정에서 인정했다. 지난 8월 구속 기소된 윤 의원도 그동안 모든 범행을 부인하다 재판이 시작되자 "돈봉투 총 20개를 전달받은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할 수 있을 지, 그리고 계속 당당하게 타인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다음은 논문 저자 부당 등재, 자기소개서 허위 작성 등 딸의 입학(고려대·부산대 의전원) 스펙쌓기에 관여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그는 해당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는 인정하지 않는다. 현재 진행 중인 항소심에서 입시 비리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했던 그가 지난 6일 아주 놀라운 발언을 했다. 한 유튜브에 나와 총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관련 질문에 그는 "법률적 해명이 안 받아들여진다면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총선에서 당선되면 자녀 입시 비리 등에 대한 징역 선고는 무의미해지고, '조국 사태' 이전 '공정·상식·정의의 아이콘'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소리로 들린다. 딸을 입시 경쟁에서 이기게 하려고 반칙을 쓴 사람의 입에서 한 말은 아니다. 모든 '딸바보' 아빠가 반칙을 하진 않는다.



국회는 공권력의 힘이 미치지 못해 범죄자들이 도망치는 소도가 아니다. 불공정과 반칙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법을 만드는 입법의 공간이다. 현실 정치가 황폐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진실한 사람들은 나서지 않고 낯 두꺼운 나르시스트들이 활보하는 공간은 점점 넒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외면할 수는 없다. 유권자가 방치하는 순간 정치판은 지금과 같은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다. 썩은 물이 고이면 악취가 사라지지 않듯이, 국민들은 평균치의 도덕역량에도 미달하는 자들의 지배를 받는 처지를 면하지 못할 수도 있다. saehee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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