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사설] 민주, 이젠 이재명 아닌 국민 위한 公黨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사설] 민주, 이젠 이재명 아닌 국민 위한 公黨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후 소란한 방청석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2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재적 의원 295명 가운데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였다. 민주당 비명계를 중심으로 최소 29표의 반란표가 나온 것이다. 표결 전에는 부결 전망이 우세했다. 이 대표가 돌연 지난달 31일 단식에 들어가자 동정론이 일면서 부결 여론이 형성됐다. 가결은 예상 밖이다. 전날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버리고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달라고 요구한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한 약속을 번복함으로써 정치인으로서는 물론 당대표로서 권위와 명예, 신뢰가 사라졌다는 판단이 의원들을 돌려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입증하겠다"며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혔었다. 그래놓고 국회 표결 하루 앞두고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 검찰의 공작 수사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본격 수사가 진행된 지난 1년여 간 이 대표는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증거와 논리는 제시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윤석열 정부가 정적을 탄압한다고 주장했다. 적어도 자당 의원들만큼은 납득시켜야 했다. 부결 호소에서도 자신은 정치탄압의 희생양이라는 점만 부각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당을 분열시키려는 '윤석열 검찰'의 꼼수에 넘어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2월 1차 부결에 이어 이번에도 부결시키면 민주당은 국민들로부터 '방탄당' '이재명 사당(私黨)'이라는 멍에에 더 깊게 결박됐을 것이다. 이런 사정을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은 잘 알고 있었고, '당이 어떻게 되든 나만 살겠다'는 이 대표의 이기심에 등을 돌렸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체포동의안에 적시된 범죄 혐의는 지난 2월 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비리 혐의 못지않게 파렴치하다. 백현동 특혜 비리 혐의와 대북불법송금 의혹, 검사사칭 위증교사 혐의는 하나만으로도 중벌에 처할 사안들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지난 1년 가까이 국회의원과 거대야당 대표라는 신분을 이용해 검찰 수사를 회피하고 과도하게 방어권을 행사해왔다. 이 대표 사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은 임시국회를 무리하게 열어 방탄에 앞장섰다.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로 민주당은 이재명이라는 속박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이 대표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불필요한 대정부 공세를 이어갔고, 정부 개혁입법을 건건이 발목 잡았다. 이날 한덕수 총리에 대한 해임결의안 가결과 국무위원 탄핵 추진 및 탄핵소추 의결도 모두 이 대표 방탄과 연결돼 있다. 그런데 이번에 민주당이 개전(改悛)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민주당은 이 대표와 연을 과감히 끊고 일신해야 한다. 일부 친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하는데, '탈이재명'으로 기울어가는 당심을 거스르는 것이다. 체포동의안 통과는 민주당이 벼랑에서 살아나올 기회를 제공했다. 민주당이 건전 야당, 대안 정당으로 재탄생하면 국민들도 내년 총선에서 평가할 것이다. 민주당이 이젠 이재명 아닌 국민을 위한 공당(公黨)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