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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비방` 불법천막 2달만에 또… 보행자 가려 사고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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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 사옥 사방 현수막 재등장
원색적인 비난 일색 문구 여전
인근 코트라 직원들 불편 호소
"시뻘건 배너글 다니기 무서워"
[단독] `현대차 비방` 불법천막 2달만에 또… 보행자 가려 사고 위험
18일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사옥 인근에 내걸어진 현수막.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사옥 인근에 무분별하게 내걸어졌던 명예훼손성 현수막이 철거된 지 2달 여만에 또 다시 등장해 오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현수막은 법원의 '본사 100m 이내 현수막 설치 금지' 명령을 살짝 피해 인근 염곡사거리 횡단보도에서 보기 좋은 위치에 있었다.

문구는 여전히 원색적인 비난 일색이라 현대차그룹 직원들은 물론 오가는 시민들과 인근 코트라 직원들까지 보기 민망한 수준이다. 여기에 현수막이 운전자들의 시야를 가려 보행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교통사고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8일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인근 염곡사거리 횡단보도에는 총수일가를 비롯해 회사 등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OOO 회장은 아직도 모르나", "대기업 X개 서초구청·서초경찰서", "기아차 팔아온 것을 가슴치며 후회한다", "내부고발자 문제 해결은 기업의 기본" 등이 주요 내용이다.

[단독] `현대차 비방` 불법천막 2달만에 또… 보행자 가려 사고 위험
18일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사옥 맞은편 코트라 인근 횡단보도에 내걸어진 현수막.



이 현수막을 설치한 시위자 A씨는 이전 현대차그룹 본사 쪽 횡단보도를 중심으로 정문 앞까지 현수막과 불법 천막 등을 설치했다. 그러나 법원의 설치 금지 명령에 정문에서 거리가 100여미터 떨어진 염곡사거리 횡단보도로 자리를 옮기고, 현대차그룹과 코트라 사옥 방향 양쪽 모두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달 17일 A씨에 대해 "기아 본사 정문 앞 뒤 및 위 각 건물의 경계선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 현수막·배너 설치 및 유인물 배포 등을 금지한다"고 고시한 바 있다. A씨는 지난 10여년간 양재 사옥 인근에서 시위를 해오다 지난 6월 서초구청이 행정대집행을 내리자 시위용 현수막과 불법 대형 천막, 고성능 스피커 등 시위 설치물을 철거했다.

A씨는 행정대집행 이후 서초경찰서에 다시 집회 신고를 하면서 지역을 코트라 인근까지 확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과거 본사 정문 부근에 설치했었던 불법 천막은 없었다. 서초구청이 행정대집행 시기와 맞물려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조경 개선 공사를 하고 있어 천막을 설치할 자리가 없어서인 것으로 보인다.

대신 A씨는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정문에 이전과 같이 승용차를 불법 주차해 놓고 그 위에 현수막을 얹어놓았다.

A씨는 자신과 판매대행 계약을 맺었던 판매대리점 대표와의 불화 등으로 계약이 해지되자 기아에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해당 판매대리점 대표는 개인사업자로 기아와 무관하고, A씨는 판매대리점 대표와 계약을 체결한 것이어서 기아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가보니 A씨가 횡단보도에 어지럽게 내걸어 놓은 현수막 때문에 시민 통행의 불편은 물론, 운전자의 시야까지 가려 안전사고 위험도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단독] `현대차 비방` 불법천막 2달만에 또… 보행자 가려 사고 위험
18일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사옥 인근 횡단보도에 내걸어진 현수막.



인근 시민들은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현수막이 내걸린 횡단보도에서 대기 중인 B(34·남)씨는 "출퇴근 할때나 점심을 먹으러 이동할 때마다 시뻘건 배너글에 다니기가 무서웠다"며 "한 동안 깨끗해진 것 같더니 또 다시 어지러워졌다"고 말했다.

서초구청은 A씨가 신고 후 실제 시위를 이어가고 있어 당장 '불법 농성'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선은 지켜보면서 불법 조항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행정집행 등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한 서초구청 관계자는 "현수막 등의 광고물은 실제 집회 시위를 진행하는 동안에만 설치할 수 있다는 판례가 있다"면서도 "가드레일, 가로수 등에 광고물을 내거는 것은 금지되지만 특정 집회에서는 예외로 허용하는 '배제 조항'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실제 집회 시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즉각 행정집행을 하기는 어렵다. 장기간 점유하고 시위 주객이 전도된다고 판단될 경우 다른 조항에 맞춰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장우진기자 jwj17@dt.co.kr

[단독] `현대차 비방` 불법천막 2달만에 또… 보행자 가려 사고 위험
18일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사옥 인근에 조경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해당 지역 주변은 시위자인 A씨가 과거 불법천막 등을 설치해 놓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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