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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얼마나 더 교사의 희생이 있어야 교권보호법안 처리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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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얼마나 더 교사의 희생이 있어야 교권보호법안 처리할 텐가
악성 민원으로 지난 7일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근조화환이 길게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지 두 달이 되어간다. 우리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의 권리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불거졌다. 여야 정치권은 교원지위법,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등을 '교권보호 4법'으로 지정하고 개정 논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교권 침해 전력을 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다. 애매모호한 규정으로 학부모 민원의 단골 조항이 되고 있는 정서적 아동 학대 금지 조항이 있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에 대해서도 이견으로 난항을 겪었다.

그러는 사이 지난 7일 대전에서 40대 초등학교 교사가 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교사는 아동학대 고소 등으로 인해 지난 4년여간 악성 학부모로부터 시달려왔다고 한다. 서이초교 교사의 추모집회에도 참석했다고 하니 동병상련이었을 것이다. 이뿐이 아니라 청주의 초등교사, 군산 초등교사, 경기 용인 고교 교사 등 최근 들어서만 교사 5명이 우리 곁을 떠났다. 법안이 속히 개정돼 교사들에게 숨통이라도 열어줬다면 아까운 생명을 잃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교권보호 법안 개정이 늦어지고 교사들의 극단선택이 잇따르면서 전국 교사들은 다시 토요집회를 열기로 했다. 순전히 교사 개인들로 이뤄진 '전국교사일동'은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16일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입법 촉구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여야는 더 이상 법개정을 지체해선 안 된다. 교권을 보호할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교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문제 학생의 행태를 생기부에 기록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학입시에서 대다수 대학들이 교권침해 기록을 전형에 반영한다고 했으므로 강력한 견제장치가 될 것이다. 민주당은 낙인효과를 제기하지만, 실보다 득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학부모 소송이 늘 것이라는 우려도 지나치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것과 뭐가 다른가. 아동의 정서적 학대 조항에 대해서도 여야 모두 개정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구현 방법에서는 타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더 교사의 희생이 있어야 교권보호법안을 처리할 텐가. 생명을 구한다는 일념으로 서두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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