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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정압박 가중하는 비과세·감면, 효과 엄정히 따져 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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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정압박 가중하는 비과세·감면, 효과 엄정히 따져 정비해야
재정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정부가 비과세·감면 제도를 연장하면서 조세지출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세법개정안'에서 올해 종료 예정인 비과세·감면 제도 71개 가운데 65개(91.5%)가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말까지 국세가 36조원 이상 덜 걷혔다. 연말까지 작년과 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는다 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보다 41조원 부족해진다. 재정압박이 이렇게 커지는데, 지출은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셈이다. 중산·서민층, 농어민, 중소기업 등의 세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정부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세금을 깎아줘 민간의 투자와 소비 여력을 높여 경기활성화를 꾀한다는 것도 당연한 정책이다. 그러나 수많은 비과세·감면 제도가 과연 의도한 효과를 내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번에 연장된 65건의 올해 감면액(전망)은 13조6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그 만한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하겠지만 하반기 이후에도 경제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마당에 가능할지 미지수다. 수혜층이 한시적 혜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당초 기한 대로 지원을 끊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이번에 일몰대로 종료되는 6건 가운데 3건을 보면, 최근 5년간 감면효과가 아예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혜층의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더구나 지금은 정부재정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각종 정부 보조금을 비롯한 정부 지출 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혁할 뜻을 밝혔다. 정부는 예산안을 원점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보조금이나 다름없는 비과세·감면 제도의 92%나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효과가 없거나 목적을 이미 달성한 비과세·감면 제도는 폐지하는 게 마땅하다. 취약층을 지원한다는 명분에 매몰돼 무조건적 세금 깎아주기가 일상화돼 있는 건 아닌지 살펴야 한다. 또한 당초 취지와 목적과는 달리 관성적으로 연장이 되풀이돼 온 사례가 없는지 들여다볼 필요도 있다. 이는 조세 형평성과 조세정의 측면에서도 당연한 일이다. 세수와 재정 동향의 전반을 재점검하고 윤 대통령 말처럼 한 치의 혈세 누수도 없도록 해야 한다. 재정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비과세·감면 제도의 효과를 엄정히 따져 과감하게 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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