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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삐 풀린 가계대출… 금융당국, 우려만 말고 해법 내놓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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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삐 풀린 가계대출… 금융당국, 우려만 말고 해법 내놓아야
서울 시내 한 은행 지점의 대출상품 안내판.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2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5700억원에 달한다. 6월 말보다 3246억원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작년 1월부터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올해 5월부터 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20일까지 9389억원이나 불었다. 이달 말까지 영업일이 약 열흘 남은 상태지만 증가폭이 5월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다만 신용대출은 지난달 말보다는 줄었다. 5대 은행의 이런 추세를 볼 때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 가계대출도 지난 4월 이후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도권 주택 매수 심리 회복으로 주택 관련 대출이 증가한 결과로 보인다. 은행 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는데도 집값이 반등하며 주택 거래가 되살아나자 대출받아 집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집값 상승기를 이끌었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들이 부동산 시장에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하고,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상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부동산 규제를 일부 풀어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한은이나 정부도 가계부채에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을 인지하고는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금통위 회의가 끝난 후 "여러 금통위원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큰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문제는 범정부 회의체에서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우려를 하고 논의를 해도 아직까지 현실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기 둔화, 금융불안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가계부채 축소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바라만 보고 손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 뻔하다. '강 건너 불구경'이 해법이 아니다. 부채 문제의 폭발성을 고려한다면 "우려한다"는 말만 되뇌지 말고 사태가 악화되기 전에 해법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딜레마 속에서도 최선책을 찾아내 뇌관을 빨리 제거해야 한다. 이것이 금융당국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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