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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사태로 보는 `비과학 판치는`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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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따지기도 전 논리부터 곳곳에 흠결…그럼에도 지지층 호응한다며 주장 앞세우면 종교 아닌가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세슘우럭은 우리 바다로 안와도 후쿠시마 오염수는 우리 바다로 온다"고 주장했다. 후쿠시마 항만에서 잡힌 '세슘 우럭'에 대해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TF 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이 '우리 바다에 올일이 없다'고 일축했다"는 것이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준치 180배의 세슘 우럭이 살았던 오염수가 우리 바다로 흘러온다는 것은 생각을 못 하는 것이냐"고 되물으면서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난 지 5달 만에 1만km 떨어진 미국 해역에서 '세슘 참치'가 발견된 사례가 이미 존재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목당한 성일종 의원의 발언의 맥락을 들여다보면 민주당의 주장과는 결이 다르다. 성 의원은 우럭을 보고 "세슘은 분자 수가 많아서 물보다 무거워 가라앉는다"면서 "정주성 어류에서 나온 것 같은데 그런 것이 흘러서 우리 바다에 올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그런 것'은 우럭이 아닌 세슘을 가리키는 뜻으로 해석되고 많은 언론이 괄호로 '(세슘)'을 부연했다. 결국 세슘이 우리 바다로 넘어오지 않는다는 의미로 한 말인데, 그럼에도 민주당은 '우럭이 우리바다로 넘어오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세슘은 넘어올 수 있다'는 말로 받아친 것이다. 실제로 어느정도 위험할지를 둘러싼 논쟁까지 가지도 못한채 '말'만 떠도는 모습이다.

물론 세슘이 얼마나 가라앉는지, 또 바다속에서 얼마나 잘 흐를지 일반인들은 잘 알기 어렵다. 또 성 의원이 과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거의 발언을 과학적으로 뜯어보자면 완벽하게 검증된 사실이 아닐 수 있다. 이를 반박하는 민주당의 주장 또한 검증되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맞을 수도 있다. 다만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강하게 경고하고, 세슘이 넘어올 수 있다는 민주당이 정작 중국 원전에서 배출되는 삼중수소에는 아무말을 하지 않는 것은 논리적으로 매우 부자연스럽다. 일본 앞바다에서 해류를 거슬러 퍼질 수 있다는 삼중수소가 중국에서 서해를 타고 한국 앞바다로 오지는 않는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배출하는 오염 처리수 내 삼중수소가 인체에 해롭다면, 중국 원전에서 배출하는 삼중수소는 훨씬 한국에 치명적일 수 있다. 직접 2021년 발간한 중국핵능연감에서 2020년 한 해 방출한 삼중수소 배출 총량을 1054테라베크렐(T㏃)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과정에서 배출량 제한 기준으로 계획 중인 연간 22T㏃의 약 50배에 달한다. 이는 한국의 2022년 한국 원전에서 배출한 삼중수소 총량(214T㏃)과 비교해도 5배가량 많다. 그럼에도 중국의 삼중수소 배출로 인한 위험성을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제로 2021년 중국 타이산 원전에서 방사능이 유출됐다는 논란이 이어질 당시에도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에 올 가능성이 있었지만 원안위 등 관계기관이 긴장 속에 모니터링을 이어갔고, 큰 논란 없이 지니갔다. 과학적 기준에 따라 판단해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을 줄인 좋은 예다.

여기에 민주당 강성지지층 사이에서는 오염수가 안전하면 직접 먹으라는 말도 한다. 오염수가 처리돼서 깨끗하다면 마셔서 증명하라는 식의 논리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검증됐지만 먹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예를들어 한강 일부와 지천이 식용으로 가능한 '1급수'로 판명나고 이를 뒷받침하는 지표종이나 어종이 발견됐다고 해서, 사람들은 그 물을 그냥 마시지는 않는다. 수돗물도 걸러먹는 나라에서 '마실수 있다', '직접 마셔봐라' 하는 것은 이미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나아가 정부가 일본에게 굴욕외교를 하느라 사실상 우리바다를 내주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시선을 넓혀보면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민주당은 최근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으로 민족의 자존심을 팔아치우고, 후쿠시마 오염수의 홍보대사를 자처하며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외면하는 것으로도 부족했느냐"라고 했지만 같은 관점에서 미국과 캐나다 같은 나라들이 일본에게 강하게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점은 의아할수밖에 없다. 미국이 '세슘참치'를 발견하고도 일본에게 굴욕외교라도 하고 있다는 뜻인가. 여기서도 해류가 우리나라 방향이 아닌 미국이나 캐나다를 향한다는 과학적인 이야기는 시작도 못 할 판이다.

그럼에도 '지지층이 호응한다'는 이유로 각자 주장을 앞세우면, 그 때부터는 갈등을 조정하는 정치의 영역이 아니라 믿음을 쌓아 나가는 종교의 영역이 아닐까. 한국에서는 가족간에도 싸움이 날 수 있다며 이야기 자체를 금기시 하는 영역이 정치·종교다.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로 보는 `비과학 판치는` 정치권
민주당 서울시당이 5일 국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서명운동본부 발대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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