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국산차 가격이 1.1% 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개별소비세(개소세) 차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7일 기준판매비율심의회를 열어 수입차보다 국산차에 세금이 많이 매개지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7월 1일 이후 출고되는 국산차의 세금 부과 기준(과세표준)을 18%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달 출고되는 국산차의 세금 부과 기준이 공장 출고가의 82%로 낮아진다. 이번 기준판매비율 결정은 3년간 유지된다.
공장 출고가격 4200만원인 현대차 '그랜저'의 경우 4200만원의 과세표준에 대해 720만원의 세금(개별소비세·교육세·부가가치세)이 부과돼 소비자가격은 4920만원이었지만 앞으로는 과세표준이 3444만원이 돼 세금이 666만원 부과됨에 따라 소비자가격은 4866만원이 된다. 소비자의 세 부담이 54만원 줄어들게 된다.
승용자동차에는 과세표준의 5%에 해당하는 개별소비세가 부과된다. 수입신고 단계에서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는 유통비용·이윤까지 포함된 출고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많은 세금이 매겨져 역차별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국세청은 개별소비세 과세표준 계산 방식 특례(과세표준 경감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제조자와 판매자가 동일한 경우 제조장 반출가격에서 기준판매비율과 반출가격을 곱해 계산한 금액을 뺀 금액으로 과세표준을 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제도 시행으로 기아 쏘렌토(4000만원)는 52만원, 르노 XM3(2300만원)은 30만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GM 트레일블레이저(2600만원)은 33만원, KG 토레스(3200만원)은 41만원이 싸진다.
관련 업계는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서는 "그동안 국산차에 다소 불리했던 개별소비세 과세 체계의 개선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수입물품과의 역차별 문제를 온전히 해소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논의해달라"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산차 개별소비세 과세표준 합리화를 통해 수입차와의 과세 형평성을 높일 것"이라면서 "동등한 가격 여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국산차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달 중 국산차 외에도 제조자와 판매자가 동일한 가구, 모피의 기준판매기준을 고시하고 다음달부터 3년간 적용할 예정이다.최상현기자 hy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