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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읽어보면 반할 `꽃 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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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百香
강수진 지음 / 19세기발전소 펴냄
[논설실의 서가] 읽어보면 반할 `꽃 한시`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중국 당나라 때의 여류시인 설도(薛濤)가 지은 '춘망사'(春望詞) 총 4수(首) 가운데 제3수를 번역한 '동심초'(同心草)다. 옮긴 이는 소월의 스승이었던 김억(金億)이다. 김억은 시인으로 유명하지만 탁월한 번역가이기도 했다. 당시 대부분 번역이 일본어 번역본을 중역하는 상황에서 그는 원전 직역을 했다. 그는 서구의 시뿐만 아니라 중국의 한시도 우리말로 옮겼다.

그가 번역·번안한 한시들은 뛰어난 문학적 정취를 자랑한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동심초다. 김억의 손끝에서 춘망사는 동심초로 거듭났다. 이 시에는 잃어버린 사랑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절절이 녹아있다. 사그라져가는 청춘, 기약할 수 없는 기다림 등을 바람에 날리는 꽃잎에 빗댔다. 시를 통해 꽃은 다시 피어났다.

한시 중에서 꽃이 들어가 있는 한시 100편을 골려 엮은 책이다. 100가지 꽃 향기가 나는 꽃다발 책이다. 저자는 직업적 전공으로 20년 넘게 교육·복지에만 집중하다가 한시의 매력에 빠지면서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됐다고 한다. 꽃이 담겨져 있는 100편의 한시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가족·친구·사랑 등에 관해 새롭게 생각해보기를 바라는 뜻에서 책을 냈다고 한다.

사람이 알아주거나 말거나 꽃은 핀다. 사람들은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고 때로는 경탄하고 때로는 아쉬워하며 산다. 꽃이 피는 줄도 모르고, 그 꽃이 지는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에겐 삶은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인간 세상 모든 감정의 진수(眞髓)가 느껴지는 책이다. 책을 통해 세상을 앞서 살았던 많은 시인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위안과 위로를 얻길 바란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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