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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이제는 실패연구를 자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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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용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정책기획본부장
[포럼] 이제는 실패연구를 자랑하자
지질자원 분야는 일찍부터 한계도전이라는 키워드에 익숙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광물에너지는 유망지역을 찾아 자원조사에서 탐사·시추를 거쳐 개발·생산의 과정을 거치는데 성공률은 거의 제로(ZERO)에 가깝다.

최근 자원공기업의 해외자원 시추탐사 성공률이 매우 낮다는 비난을 받은 적이 있는데 관련분야 전문가로서 실패가 당연한 영역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미국의 19세기 중반 서부개척시대의 골드러시에서도 모두가 횡재한 것이 아니다. 도전했던 대부분의 개척민들은 실패했다.

왜 우리는 실패할 수 있는 연구를 두려워하는가. 실패를 두려워하고 실패를 무조건 비판하는 연구문화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성공률 98%보다는 실패율 98%에 도전하는 혁신적인 연구문화로의 인식전환과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매년 연구개발에 30조원(2023년도 기준)이 넘는 큰 금액을 투자한다. 연구 성공률은 놀랍게도 98%에 육박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연구계는 이보다 높은 연구 성공률이 나올까 우려하고 있다. 그 이유는 획기적인 목표 달성보다는 연구 기간에 맞추거나, 성공할 수 밖에 없는 달성 가능한 목표설정으로 고착화돼있기 때문이다.

실패를 기다리거나 실패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성공을 목표로 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하는 것이다. 특히 실패가 뻔한 과학난제 도전에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입돼야한다. 과학기술계는 각 학회마다 매년 2회 정도 학술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곤 한다. 이제 봄학술대회는 성공을 주제로, 가을에는 실패 중심으로 개최하면 어떨까. 이제는 실패를 커밍아웃하는 정정당당한 연구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실패가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히게 된 계기는 지난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시작한 과학난제 도전융합연구사업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그들만의 리그였다면, 이제는 불특정 다수의 집단지성을 통해 도전해야 할 어려운 연구주제를 도출하고 혁신적 연구목표의 설정으로 과학난제에 도전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이제는 과학난제라는 시험적 수준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계도전 연구·개발(R&D) 프로젝트 추진 시스템이라는 혁신적 돌파형 R&D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미국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등을 벤치마킹하고 있는데, 책임PM의 전담하에 한계도전 R&D 프로젝트 발굴과 선정, 진도 관리 및 성과 확산을 혁신적으로 추진하는 도전적 연구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30조원을 넘어서는 국가연구개발예산 연구과제의 도전적 연구문화 조성의 촉매제가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필자가 속한 지구과학 분야도 실패연구를 소중히 여기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구과학은 인류와 시작한 학문의 태동 시기부터 난제인 지구의 시공간에 도전하는 속성을 지켜왔다. 심부지하, 심해저, 우주탐사와 미래·미지 극한지 영역에서의 연구는 도전과 실패의 반복이었다. 역동적인 지구환경 변화와 진화를 이해하고 모사·재현하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고, 이것이야말로 바로 도전과 실패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최고 인기를 달리는 이차전지와 반도체 등에 필요한 핵심광물의 탐사개발이나 그간 인류문명을 지탱해온 석유·가스 탐사 역시 수많은 도전과 실패의 연속이었다. 지표, 지하공간, 대기 등의 미지영역과 극한지 등에서 끊임없는 연구 활동을 지속해왔다. 이제는 주요 국가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등 민간기업에서도 달 행성, 우주공간 탐사 도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우리 인류는 기술발전을 거듭하며 상상 이상으로 미래사회를 공간적으로 더 깊이 더 높이 더 멀리까지 정복할 것이다. 2050년 무렵의 미래사회는 인류생활을 위해 지하자원을 제한 없이 만들어 사용하는 지구 모방기술 달성, 획기적인 지하공간 에너지 저장기술 실현, 아무도 정복하지 못한 신의 영역인 지진 예측기술 정복 등 미래 지구과학 한계도전 기술개발의 결과가 실현되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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