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민주노총이 불법집회를 강행할 시 캡사이신 분사 등으로 해산하고 현행범을 체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게 노동자는 모조리 분쇄해야 할 적이냐"고 공세를 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노동자를 곤봉으로 내리치고 집회에 캡사이신 준비하는 경찰, 이것이 법치냐"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경찰이 이날 고공농성에 돌입한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곤봉으로 쳐가며 끌어내려 강제 연행했다"면서 "경찰은 오늘 열리는 민주노총 주최의 대규모 집회도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이어 "캡사이신 분사기가 쓰인 것은 박근혜 정부 탄핵 국면인 지난 2017년 3월이 마지막"이라며 "윤석열 정권에 의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30일 상황점검회의에서 "민주노총이 31일 집회에서 야간문화제를 빙자한 불법집회를 강행하거나 집단 노숙 형태로 불법집회를 이어갈 경우 현장에서 해산조치 하겠다"면서 "해산 과정에서 필요하면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을 비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대변인은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물대포도 언제 되살아날지 알 수 없다"며 "노동자라는 이유로, 윤석열 정부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집회, 시위의 자유도 없이 끌려가야 하느냐"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그런데도 여당은 '공권력이 시민 자유를 지키는 힘'이라며 경찰의 강경 대응 방안을 옹호하고 있다"며 "집회·시위의 자유를 빼앗은 것이 시민의 자유를 지키는 것이냐. 자유를 제멋대로 해석하고 법을 자기 좋을 대로 가져다 쓰는 편협한 인식이 경악스럽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공권력이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야말로 자유민주국가의 기본"이라며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를 빼앗고 시민의 입을 틀어막는 것은 권위주의 독재정권이나 하는 일"이라고 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초법적 권한을 주지 않았다"면서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가 국민의 자유를 짓밟고 정부·여당이 독주할 수 있는 자유인지 답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