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우환 화백 `12년만의 국내 개인전`… "새로운 리얼리티 제시"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이우환 화백 `12년만의 국내 개인전`… "새로운 리얼리티 제시"
이우환 화백 프로필 이미지. <사진: Claire Dorn Courtesy of Studio Lee Ufan, 제공: 국제갤러리>



"나와 타자, 내부와 외부가 만나는 장소가 작품이고 이것은 새로운 리얼리티의 제시입니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 화백이 4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2009년 이후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두 번째 전시이자, 2015년 부산시립미술관의 '이우환 공간' 설립을 제외하면 12년 만의 국내 개인전이다.

이 화백은 현실과 맞물리는 현상의 파편으로서의 작업을 보여주고, 타자 또는 세계와의 교류에 열려 있는 표현으로서의 작업을 만들어낸다.

그는 "현시대가 신이나 인간이라는 망령 그리고 정보라는 망령한테 홀려서 맥을 쓸 수 없다"며 "이 망령이 전세계, 어쩌면 우주론까지 뒤덮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상현실은 신체일 수 없다"며 "손에 닿지도 않고, 보이는 것 같지만 실상 실체나 외부가 없는 닫혀진 세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 작품은 지극히 단순하지만 독특한 신체성을 띠고 있다"며 "대상 그 자체도 아니고 정보 그 자체도 아닌, 이쪽과 저쪽이 보이게끔 열린 문인 매개항"이라고 소개했다.

이 화백은 자신의 모든 조각들을 '관계항'이라 제목 짓고 종종 부제를 붙이는데, 부제는 가능한 연상을 도울 뿐 확고한 해석을 허락하지는 않는다. 규정지을 수 있는 '관계' 대신 관계를 맺고 있는 주체를 의미하는 '관계항'을 제목으로 선택한 데에는 작품의 개별 요소들이 끊임없이 맥락이 변화하는 유동적인 관계에 놓이도록 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국제갤러리는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화백의 1980년대 작품부터 근작까지 아우르는 조각 6점과 드로잉 4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의 메인 무대를 장악하는 그의 조각들은 그가 1956년 일본으로 이주해 전위적인 미술운동인 모노하를 주도하기 시작한 1968년에 처음 제작해 오늘날까지 꾸준히 작업을 이어 온 '관계항' 연작의 연장선에 있다.

1관에 설치된 신작 'Relatum―The Kiss'를 통해서는 이 화백의 의인화된 은유의 예시를 보여준다. 'Dialogue'라는 제목의 드로잉 4점은 그의 유명한 회화 연작 'Dialogue'를 연상시킨다. 정신과 호흡을 극도로 통제하고 가다듬어야만 찍어내릴 수 있는 커다란 '점'과 자연물을 묘사하는 듯한 제한된 수의 '선'으로 구성돼 있다.

2관 2층에 전시된 'Relatum―The Sound Cylinder'는 강철로 만든 속이 텅 빈 묵직한 원통과 그에 기대어 놓인 돌로 구성돼 있다. 원통에는 5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데 밖으로 숲 속의 새들, 비와 천둥, 산 속의 개울이 만드는 자연의 소리와 에밀레종의 종소리가 공명하듯 흘러나온다. 빈 캔버스와 돌이 마주보고 있는 'Relatum―Seem'은 조명이 어두운 환경 한 가운데에서 다소 이질적이지만 생산적인 대화로 초대하는 '매개'의 역할을 수행한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