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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국회의원은 누구이며 무얼 하는 사람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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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시론] 국회의원은 누구이며 무얼 하는 사람들인가
최근 국회의원 정수를 50명 정도 확대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해 정치권에서 제기했다가 국민의 반대여론에 밀려 일단 멈추었지만 엉뚱한 시도였다.

당초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국회의원 숫자를 현행 300명에서 350명으로 늘리는 선거제 개편안을 제안했었다. 지역구는 그대로 두고 비례대표를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반발 끝에 철회했다. 도대체 국회의원 숫자가 적어 안 되는 일이라도 있다는 것인가.

어떤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부정적으로 나타난다. 통계청의 '2022년 한국의 사회지표' 자료에 따르면 국회를 믿는다는 응답은 전년보다 10.3%포인트 하락한 24.1%에 그쳤다. 국민 4명 중 3명 이상이 국회를 불신한다는 것이다. 국회가 국민의 뜻에 반하는 정치를 했다는 증거다.

그런 국회인데 정수 확대를 찬성할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많은 국민은 현재의 300명에서 200명으로 오히려 줄이자고 한다. 비례대표도 없애자고 한다. 더 줄이고 싶어도 헌법에 200명 이상으로 돼있으니 그 이하로는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현행 선거제 개편 대안으로 국회의원 정수를 확대하되 인건비 예산을 동결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인건비 동결은 논란이 돼왔던 특권 내려놓기와 함께 국민의 반대심리를 잠재우려는 꼼수에 불과한 '말의 성찬'이다. 인건비 동결 또는 삭감이든, 특권 내려놓기든 국회의원들이 결정한다. 그들이 그런 결정을 할 것으로 기대하란 말인가.

국회의원이 몇 명이면 적정한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인구 대비 의원 수를 따지면 우리보다 많은 나라도 있고 적은 나라도 있다. 나라마다 사정이 달라 국제적 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국회의원 한 사람이 9명의 보좌진을 두고 있는 나라가 어디에 어디 있는가. 일부 유럽 국가들의 의원은 2명이 1명의 비서를 공유하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거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한다.


비례대표 의원을 보자. 현재 국회의원 의석 300석 중 47석이다. 비례대표제는 사표가 많이 발생하는 단점을 보완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원내에 진출시켜 입법 활동을 뒷받침한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비례대표는 각 분야의 전문가라기보다 권력자가 임명하는 사실상의 임명직이나 다름이 없었다. 본래 취지는 실종됐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많은 국민들이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과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건 그들의 행태 때문이다. 그들은 정책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막말을 쏟아내며 싸움질이고 거짓말까지 한다. '청담동 술파티'나 이모(李某) 교수가 아닌 이모(姨母)가 논문을 썼다는 황당한 말을 하는 곳이 국회다. 가짜뉴스의 90%가 정치권·SNS에서 생산되고 있다지 않는가. 위장 탈당과 꼼수로 법을 만드는 곳도 국회다. 호통치고 망신 주는 곳도 국회다.

꽁치는 그놈의 주둥이 때문에 망한다는 말이 있다. 주둥이가 길어 그물에 잘 걸리기 때문에 잡힌다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인들이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가 궁금하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도 계속 도마 위에 올라 있는 메뉴다. 민주당 상당수 의원들이 가세해서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켰다. 이재명 대표와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부결시켰던 그들이다. 자기편은 '정치 탄압'이라며 부결, 상대편은 '잡범'이라며 가결시킨 것이다. '내로남불'이라고 해도 너무 지나쳤다.

정치는 정책경쟁을 통한 타협과 협치를 하는 것이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힘으로 밀어붙이는 게임이 아니다. 다수의 횡포를 다수결원칙으로 착각해서도 안 된다.

민주당은 거대 의석을 무기로 양곡법에 이어 불법 파업을 조장한다는 '노란 봉투법'과 방송법 등을 일방적으로 줄줄이 밀어붙이고 있다. 대통령의 대법원장 임명권을 제한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외교 조약 사전공개 법안까지 발의한다. 헌법 위반이라는 비판에도 눈감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국회, 이런 국회의원을 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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