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에스엠 IP와 카카오 플랫폼 시너지 낼 것"
경영권 인수 물러난 하이브는 평가손실 가능성도
경영권 인수전을 둘러싸고 시끄러웠던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이 결국 카카오 품에 안긴다. 카카오가 주당 15만원에 에스엠 발행주식의 35%를 사들이는 공개매수에 성공하면서 최대 주주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카카오와의 시너지를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SM 3.0'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일부터 에스엠 주식 833만3641주를 주당 15만원에 양사가 절반씩 매입하는 공개매수를 진행해왔다. 공개매수 마감일인 지난 24일 에스엠 종가는 10만7200원으로 공개매수 가격을 30% 가까이 하회하는 수준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공개매수 시작 직후 15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13일 11만3100원(종가 기준)까지 하락한 이후 24일까지 10거래일 동안 평균 11만1000원대로 유지됐다. 에스엠 소액주주들이 대거 공개매수에 참여할 만한 유인이 된 셈이다.
공개매수 완료 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에스엠 지분은 총 39.91%로 늘어난다. 현재 기준으로는 각각 3.28%(78만주), 1.63%(38만7400주)씩 총 4.91%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열리는 에스엠 주총에서도 에스엠 현 경영진 측 후보들이 무난하게 이사회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장철혁 CFO(최고재무책임자), 김지원 마케팅센터장, 최정민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장 등이 차기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특히 카카오 산하 레이블로서 에스엠은 미래 비전인 'SM 3.0'을 현실화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5개 제작 센터와 가상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글로벌 제작 센터에 멀티 레이블 체제를 만들고, 여기에 음악 퍼블리싱(출판) 전문 자회사를 만들어 양질의 음악을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2일 하이브와의 합의를 발표하며 "에스엠의 글로벌 IP(지식재산권)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T 기술과 IP 밸류체인(가치사슬)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한편 경영권 분쟁에서 손을 떼면서 보유 중인 에스엠 주식 전량을 카카오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처분한다고 밝힌 하이브는 당장 평가손실을 떠안게 됐다. 하이브는 24일 보유 중인 에스엠 주식 375만7237주(15.78%) 전체를 매도한다고 공시했다. 하이브가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주당 12만원에 사들였던 것을 고려하면 전량 매도 시 주당 3만원, 총 1100억원대의 차익을 얻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카카오 측이 공개매수 신청 초과분을 매수하지 않고 안분비례 방식으로 매수물량을 할당하기로 한 만큼, 에스엠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매수 주체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15.78%), 에스엠의 자기주식(1.3%),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1.1%) 등을 제외하고 모든 기관·개인이 공개매수에 참여했다고 가정하면 공개매수 참여자들은 내놓은 물량의 37% 정도만 카카오에 매각할 수 있으며, 하이브는 보유 중인 353만7237주 가운데 139만여주만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시세차익은 417억원 수준이지만, 팔지 못하고 남은 물량(236만주)은 당분간 떠안고 있어야 한다. 단기 호재가 사라진 에스엠 주가가 지난 1월 수준(2~31일 평균 7만7750원)으로 내려가면, 하이브는 에스엠 주식 1주당 4만2000원이 넘는 손실을 보게 되며, 평가손실액은 1000억원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