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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일 칼럼] 정치인이란 무엇이고 의전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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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일 플루토미디어 대표
[예병일 칼럼] 정치인이란 무엇이고 의전이란 무엇인가
정치인이란 무엇인가. 국회의원의 공무수행을 위한 특전과 의전은 무엇인가. 한 젊은 국회의원의 가족여행 중 공항 귀빈실 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공무 수행 시에만 이용할 수 있는 김포공항 귀빈실을 제주 가족 여행에서 사적으로 이용했다가 한 언론의 취재로 그 사실이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령과 한국공항공사 예규는 귀빈실이 공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만 이용 가능하다고 정하고 있고, 또한 공무로라도 그의 부모는 이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용 대표가 부모님과 배우자, 아들과 함께 제주 여행을 위해 김포공항 3층 귀빈실을 이용한 것이다. 그는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인 15일 사과했다. "절차대로 진행하여 사용 승인이 났기에 절차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절차상 문제가 될 여지를 알았다면, 당연히 사용하지도 않았을 것", "송구하고 민망하다"고 했다.

일부 국회의원의 '특권의식'에 눈살이 찌푸려진 게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일이 국민에게 더욱 실망을 안겨준 건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1990년생인 30대 초반의 젊은 초선 의원이자 노동당 출신으로 기본소득당을 창당한, 진보와 평등, 인권을 주장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위키백과는 그에 대해 "대한민국의 정치인이자, 국회의원, 사회운동가이다.(중략) 비례대표 선거연대를 위해 당적을 변경하여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당선되었고 합의한 대로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젊은 초선의 국회의원은 규정상 안 되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그는 '사회운동'을 할 때도 공무가 아닌 사적인 가족 여행에 의원 특권 중 하나인 공항 귀빈실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인의 '상식'에 비추어보아도 말이 안 된다는 걸 몰랐었을까? 아니면 '사회운동가'일 당시에는 알고 있어서 의원들의 특권의식을 추상같이 비판하다가 자신이 의원이 되고 나서 바로 잊어버린 걸까?

백번 양보해서 국토교통부령과 한국공항공사 예규가 의원의 사적인 가족 여행에도 공항 귀빈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도, 초선 의원이라면 부당함을 인식하고 일반 국민들과 같은 공항 대합실을 이용하기를, 나아가 그런 특권의식에 절은 구시대적인 규정을 바꾸는데 앞장서기를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 기대가 이러니, 나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내로남불, '기본특혜당', '기본귀빈실당'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그가 여행을 위해 일반인들로 북적이는 대합실이 아닌 쾌적한 공항 귀빈실에 가족들과 함께 앉아있던 다음 날인 10일, 외신에는 영국의 수낵 총리가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런데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내용보다 사진 한 장이었다. 정상회담을 마친 양국 정상이 공동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는데, 비가 오자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우산 하나를 들고 수낵 총리가 비에 맞지 않게 배려하는 장면이었다.

두 정상이 함께 우산 하나를 직접 쓰고 걸어가는 사진을 보면서 한국의 초선 의원이 가족들과 함께 공항 귀빈실에 앉아있을 장면이 떠올랐고, 또 지난 2021년 8월 한국의 법무부 차관이 기자회견을 할 때 직원이 젖은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치고 있는 의전사진도 떠올랐다. 그런 국민이 많았을 거다. 의원들이 자신의 특혜와 의전을 내려놓으면 국민의 사랑을 많이 받을 텐데, 그들은 몰라도 정말 모른다.

지금 국회에서는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은 국회의원 정수를 비례대표 의원을 중심으로 50명 늘리되 인건비 총예산은 동결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위 세 장면이 떠오른 국민들이 많다면, 의원 정수 증원 제안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의원 수 확대 주장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의원 수 감축, 비례대표 의원 제도 폐지나 대폭 축소를 해야할 판이다.

정치인이란 무엇인가. 의원은 계급이나 벼슬이 아니다. 특정 기간 국민을 위해 일하는 머슴이다. 의원을 위한 특전과 의전은 그 공무 수행에 도움이 되라고 국민이 승인해준 '편의 제공'이다. 국회의원들이 이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기 전에는 의원 수 증원 문제는 불가능해 보인다. 해서도 안 된다. 오히려 지금의 한국 현실은 비례대표의원을 중심으로 정원을 줄여야 할 상황이다. 국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되돌린 후에야 증원 논의는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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