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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알뜰폰 점유율 규제, 금융사 몸집만 키울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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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독과점 해소' 방식 논란
막강자본 금융권 진출 더 위협
영세기업 "사업 접어야 할 판"
통신3사 알뜰폰 점유율 규제, 금융사 몸집만 키울수도


"이동통신 3사 자회사 점유율을 규제한다고 가입자들이 과연 중소기업으로 올까요."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정부가 '독과점 해소'를 이유로 통신 3사 알뜰폰 자회사의 점유율 규제 강화를 검토하는 가운데, 이 경우 정부가 또 다른 '독과점' 화살을 겨냥하는 금융사의 몸집 키우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알뜰폰 키워 통신요금 인하 효과 기대 = 과기정통부는 최근 통신시장 경쟁촉진을 위해 알뜰폰을 통신 3사와 경쟁하는 사업자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지난 10일 간담회에서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점유율 제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 산업을 키우되 통신 3사에 그 혜택을 주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통신 3사 중 알뜰폰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LG유플러스의 황현식 대표는 지난 17일 주주총회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10년 통신시장 경쟁촉진을 위해 알뜰폰을 도입했다. 그러면서 통신사 자회사들의 합산 점유율이 50%를 넘을 경우 영업을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그러나 IoT(사물인터넷) 회선이 급증하면서 합산 점유율 산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최근 점유율 산정 시 IoT 회선을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IoT 회선을 제외한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점유율은 2019년 37.1%에서 2021년 50.8%로 높아졌다. 정부가 IoT 회선을 제외한 것을 기준으로 점유율을 규제하면 이통 3사 자회사는 바로 가입자 유치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통신 3사 중 1위인 SK텔레콤은 알뜰폰 사업에 소극적인 반면, 3위인 LG유플러스는 가장 적극적이다.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LG유플러스가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KT도 상대적으로 알뜰폰에 적극적인 편이다.

◇ 알뜰폰 업계 "금융권 진출이 더 문제…막대한 자본력으로 생존 위협" = KB국민은행, 토스, 신한은행 등 금융사가 경쟁적으로 진출하면서 알뜰폰 시장은 더이상 통신 3사 '그들만의 무대'가 아닌 상황이다. 금융사들은 통신 3사의 시장을 파고들기보다는 영세기업들의 점유율을 뺏어오면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알뜰폰 업계는 금융사가 막대한 자본력을 내세워 시장을 교란시킨다며 반대 목소리를 내 왔다.

이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사업 특례기간 만료를 앞두고 정식 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알뜰폰 사업을 은행 부수업무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 경우 다른 은행들도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알뜰폰 업계는 통신 3사보다 금융사가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통신사의 알뜰폰 자회사는 도매대가 이하 요금제를 팔지 못하도록 규제받고 있지만, 금융사는 막대한 자본력을 내세워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알뜰폰 시장에서 은행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2019년 진출한 국민은행 '리브엠'은 지난달 기준 가입자 40만명을 돌파했다. 저렴한 요금제와 알뜰폰 최초 5G 요금제, 적금상품 금리우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 토스모바일은 데이터를 쓰지 않은 만큼 캐시백을 해주는 혜택으로 가입자 유인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 신협, 하나은행 등은 기존 알뜰폰 사업자와의 제휴요금제를 내놓았다. 신한은행은 규제만 풀리면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 자회사는 점유율, 요금제 규제를 받지만 여기에서 자유로운 금융사는 원가보다 낮은 요금제로 시장을 교란시킬 우려가 있다. 이 경우 중소업체들은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통신사 알뜰폰 자회사 규제 시 시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알뜰폰 규제가 적용되면 정체 추세를 나타내던 통신 3사 MNO(이동통신) 가입자수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고 알뜰폰 가입자 증가 추세는 주춤해질 것"이라며 "과거 알뜰폰 시장에서 통신 3사가 자회사를 중심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면서 시장이 커졌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통신3사 알뜰폰 점유율 규제, 금융사 몸집만 키울수도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알뜰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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