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6일 선거제 개편안에 대한 당론을 확정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의 논의 결과를 17일 전체회의에서 논의해 결의안을 만든다는 입장이지만, 일정대로 개편안을 확정할지는 미지수다.
여야는 16일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당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의원총회에서는 정개특위에서 논의 후 제안됐던 △소선거구제+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병립형 비례대표제 △도농복합 중대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전면적 비례대표제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이는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정개특위가 결의안을 마련하면 오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전원위원회를 구성해 2주 동안 '끝장 토론' 방식으로 확정 짓겠다고 공언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분명한 당론을 확정하지 않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후 "(당차원의 선거법 개편안은) 아직 없다"면서 "내년 선거를 치룰 새 지도부가 구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지도부를 중심으로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역구의 비례대표를 어떻게 할 것이냐, 의원정수의 유형이 몇 개 있었는데 보고가 있었지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는 것은 없었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또한 오영환 원내대변인이 취재진에 "의원총회에서 찬반 토론이 이뤄지고 결정에 근접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자문안의 내용 중 의석 증원을 전제로 하는 안이 2가지가 있었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해서는 위성정당 막을 수 있느냐 없느냐, 또 위성정당을 용인할 것이냐 아니냐 등의 부분에 대한 의견을 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선거제 개편의 당위성에 공감하고 해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각각의 생각을 공유했다"면서 "민주당은 의원총회든 지속적인 토론을 통해서 총의 모아갈 것이고, 전원위원회가 진행 중이라도 중이라도 당의 공식 입장을 전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의당은 의총에서 선거제 개혁의 기본 원칙으로 △비례성과 대표성 보장 △지역독점정치 완화 △승자독식 양당 기득권의 극단적 대결정치 구조적 종식 등 비례성·대표성을 높이는 것을 정했다. 심상정 의원은 "다양성과 비례성을 높여 극단적 양극화 정치를 (지양하고) 다원적 민주주의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 및 정치제도 개선 자문위원회는 전체 의석수를 50명 늘려 동수의 비례대표를 증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안 등의 3가지 개편안을 정개특위에 제출한 상태다. 김 의장은 의원총회에 맞춰 여야에 각각 선거제 개편을 비롯한 정치혁신을 호소하는 친전을 보냈다. 김 의장은 친전에서 "선거제도를 개혁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더이상 도약할 수 없다는 것에 여러 여야 의원이 대체로 공감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제 논의를 정리하고 결실을 맺을 때"라고 했다. 김 의장은 "정치개혁을 통해 지금껏 본 적 없는 대화와 타협, 협치가 강물처럼 흐르는 정치 문화를 국민께 보이길 소망한다"고 호소했다.임재섭·권준영기자 yjs@dt.co.kr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