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사업 대기업·중견·중소 충돌
대기업참여제한 입장차 줄였지만
지분유지 관련 상생점수 큰 이견
대기업참여제한 입장차 줄였지만
지분유지 관련 상생점수 큰 이견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산하 중견SW기업협의회는 오는 15일 회의를 열고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및 상생협력 평가 기준(상생점수) 이슈와 관련한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 초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혁신추진단이 공공SW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를 올해 ICT분야 규제혁신 과제로 지정하면서 SI(시스템통합)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정부가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와 함께 상생점수 제도도 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유지에 크게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중견SI 기업들이 좀더 강경하게 대응했고 중소기업들은 때때로 유보적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상생점수를 두고는 입장이 완전히 엇갈린다.
현행 제도상 공공SW 사업 컨소시엄 구성 시 중소기업 참여 지분이 50% 이상이면 제안서 평가에서 상생점수 만점(5점)을 받는다. 5%만 낮아져도 1점이 떨어진다. 1점 이하 점수 차이로도 수주 여부가 갈릴 수 있는 만큼 컨소시엄 구성 시 중소기업 참여 지분 50% 확보는 필수다.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가 허용된 사업이면 대기업 50대 중소기업 50, 그 외 일반적으로는 중견기업 50대 중소기업 50의 지분구조를 갖는다. 때문에 대기업 참여 사업에서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의 하도급으로 들어가는 일도 흔하다.
중견기업들은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가 폐지되고 상생점수 제도는 그대로 유지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한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폐지를 마찬가지로 반대하지만 상생점수 제도에 대해서는 중소기업의 지분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기업들은 대기업이 참여해 충분히 사업을 이끌 수 있는 지분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일 중소 SI기업 12개사는 창립총회를 갖고 중소SI·SW기업협의회를 출범했다. 이날 조미리애 중소SI·SW기업협의회장은 "총 1만여개로 추정되는 국내 IT서비스 기업 중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100곳도 안 된다. 상생점수에 따른 참여 지분 50%는 전혀 과하지 않고 외려 부족할 수 있다"면서 "중소기업들은 각자 맡은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IT서비스 산업의 핵심으로 성장했다. 건강한 SW산업생태계를 위해서도 상생점수는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한 SI 대기업 임원은 "대기업 참여제한을 전면 해제하고 컨소시엄 구성없이 하도급 위주로 돌아가는 것은 대기업들도 원하는 그림이 아니다. 다만 동반성장을 명목으로 한 상생점수는 사업수행 역량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측면이 있다"면서 "현 규정상 4~5개사로 제한돼 있는 컨소시엄 구성 가능 기업 수를 늘리면서 대기업이 충분한 지분을 가지고 사업을 이끄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생점수에 대한 의견이 갈리지만 중견기업 참여 지분을 보장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모아진다. 한 중견 SI기업 대표는 "수년 전과 달리 이제 클라우드를 더 이상 신기술이라 하기도 애매하지 않나. 신기술 적용 사업이 일반화되는 등 대기업이 각종 예외 규정을 적용받아 참여 가능한 사업도 점점 많아지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만약 대기업 참여제한이 풀리는데 상생점수는 지금처럼 적용되면 중견기업은 아예 설 자리를 잃는다"고 토로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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