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의 부동산 톡!] `서울 아파트, 아무도 안 살 줄 알았는데 싹 팔렸다`…대체 무슨 일?](http://contents.dt.co.kr/images/202302/2023022302109919036007[1].jpg "[박상길의 부동산 톡!] `서울 아파트, 아무도 안 살 줄 알았는데 싹 팔렸다`…대체 무슨 일?")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초기 계약률이 59%에 그쳤던 서울 장위자이 레디언트가 최근 선착순 분양에서 모두 주인을 찾으며 '완판'됐습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9억570만∼10억2350원이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이 아닌 데다 정부가 전국의 유주택자도 청약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하기 전에 무순위 청약을 진행, 서울 거주자만 청약이 가능해 작년 두 차례 청약에서는 '완판'에 실패했습니다. 결국 해를 넘기긴 했지만 선착순 분양으로는 한 달 만에 '완판'에 성공했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혔던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도 대규모 미계약 우려를 씻어내고 전용 59㎡와 전용 84㎡ 등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평형대가 '완판'되며 시장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외에도 아현동 '마포 더 클래시'가 전용 84㎡ 14억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무순위 청약 계약률 85%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4일 경매 시장에서는 한 번도 유찰된 적 없는 첫번째 경매에서 감정가보다 높은 금액에 낙찰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전용면적 137.24㎡(54층) 아파트가 감정가 29억7000만원보다 1억1100만원 높은 30억8100만원에 낙찰됐다고 합니다.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감정가 20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2월 79.2%에서 올해 1월 86.8%로 상승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체 평균 낙찰가율이 지난해 12월 76.5%, 올해 1월 78.7%인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입니다. 경매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집값 하락으로 일반 거래 시장이 위축됐는데 경매 시장에서 유찰 이력이 없는 고가아파트가 첫 경매에서 감정가보다 높은 금액에 낙찰된 것은 흔치 않다"라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에 건설사들도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입니다. 1·3 대책 이후 서울에서는 첫 분양 단지가 출사표를 냈습니다. GS건설이 분양하는 '영등포자이 디그니티'가 그 주인공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을 내놓은 후 나온 첫 단지라 정부 입장에서도 기대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3411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전용 59㎡로 환산하면 8억5000만원대, 전용 84㎡는 11억5000만원대입니다. 가격적인 면에서는 경쟁력이 있습니다. 둔촌주공의 3.3㎡당 평균 일반분양가는 3829만원이었고,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2834만원으로 책정됐었습니다. 주변 아파트와 비교해도 분양가는 '적정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2021년 3월 입주한 영등포중흥S클래스 전용 84㎡(17층)가 작년 3월 13억원, 전용 59㎡(8층)가 2021년 6월 11억원에 거래됐습니다.
두 아파트 모두 고분양가 논란으로 청약 당시에는 예상보다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결과적으로 전용 59㎡·84㎡ 등 주요 평형이 예비당첨자 계약에서 대부분 주인을 찾았기 때문에 '완판' 기대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규제가 전면 완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작년보다는 시장 분위기가 좋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지역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요즘 강북도 평당분양가가 2800만∼3000만원선은 되기 때문에 청약순위내 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올해 첫 공급이고 브랜드에 규모도 상당해 전반적인 청약수요 둔화속에서도 선방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함 랩장은 그러면서도 "다만 양극화는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본다. 총청약자, 청약경쟁률 저하 미분양증가 추세는 이어질 수 있어 대기수요 많은 지역 위주로 쏠림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청약 수요자들이 집값 하락 우려 때문에 높은 중도금 대출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분양가 경쟁력에 따라 수요가 몰리는 초양극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청약제도가 전면 완화되고 서울 등의 경우엔 공급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전년도보다는 우수한 청약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라면서도 "다만 완화된 제도로 인해 지역별 양극화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어 서울과 비서울의 격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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