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 측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공지문을 내 서울 영등포구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독거노인 무료 배식봉사와 KBS1 방송 대담 일정이 "차후 일정으로 순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안철수 후보의 일부 일정 순연은 상황점검 및 정국구상을 위해 조정되었음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국민의힘 전 의원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일정 취소는 알려드린 대로 정국구상을 위한 숨 고르기"라면서 "경선이 너무 과열된 상황에서 정책비전 대결을 위한 구상도 세부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친윤계에서 '윤안연대(윤석열·안철수 순)' 표현을 '안윤연대(안철수·윤석열 순)'로 지칭하며 공격하는 것에 대해 "안 후보도 대통령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연대라는 표현을 한 것, 다른 뜻은 없었다"면서 "공정선거를 우려하는 대통령실의 입장을 잘 유념"하겠다고 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전날 국회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뒤 "'안윤연대'라는 표현은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며 "대통령과 당대표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냐"고 안 의원을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당대표를 뽑는 선거에 그런 표현을 했다는 건 대통령을 선거에 끌어들이려는 안 후보의 의도"라고 주장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까지 안 의원이 '안윤연대'란 표현을 썼다고 전제하고 이진복 정무수석과 같은 취지의 비판을 했다.
친윤 실세 장제원 의원과의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 당권주자 유일의 윤 대통령과 연속 만찬, 친윤계 조직지원, 대통령실의 '안철수 때리기'에 힘입고 있는 김기현 의원 역시 "'윤안연대', '대통령 연대보증인' 을 전국에 설파하며 대통령을 팔아 표를 모으려 한 장본인은 누구냐"고 비난했다.
하지만 안 의원은 이날 외부일정 취소에 앞서 출연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를 통해 "'안윤연대'라고 저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 '윤안연대'라고는 썼지만"이라고 의아함을 드러냈다. '안윤연대'는 지난달 초부터 수도권 대표론으로 김장연대에 맞선 '안철수·윤상현 의원 연대'를 가리킨 표현으로 회자된 바 있다.
안 의원은 지난 2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후보등록 접수 후 기자들을 만나 "윤안연대로 여기까지 왔다"고 했었다. 그는 이날 "대통령후보 시절 단일화 때, 그리고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때 쓰던 이야기였다"며 "그걸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저는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또 "제 의도는 윤 대통령님의 국정과제를 정말 충실하게 그리고 또 존중하면서 실행에 옮기겠다는 그런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줄임말)이란 표현도 애초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혀온 그는 아예 쓰지 않겠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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