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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털어 중산층까지 난방비 지원할까…들끓는 민심에 고민 깊어지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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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털어 중산층까지 난방비 지원할까…들끓는 민심에 고민 깊어지는 정부
한 시민이 서울 남산에서 도심 아파트 밀집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난방비 폭탄' 후속 대책으로 중산층까지 난방비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6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여당인 국민의힘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중산층 난방비 지원 여부와 세부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난방비 지원 대상을 차상위 계층 등 취약계층에서 넓히는 것과 중산층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결이 다른 문제다. 지난달 31일 한국개발연구원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의 처분가능소득 기준 중위소득 50∼150% 비중은 2021년 61.1%였다. 중위소득 50∼150%는 한국 통계청에서 주로 활용하는 중산층 기준이다. 10가구 중 6가구에 난방비를 지원하려면 취약계층에 집중해 난방비를 지원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을 위해 예비비 1000억원에 기존 예산 800억원까지 18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산층으로 지원 범위를 넓히게 된다면 기존 예산과 기금 활용, 예비비 투입 등으로는 부족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야 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 편성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이미 여러 차례 못 박았다. 아직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의 높은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 추경으로 돈을 풀면 물가 잡기는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1000조원대 국가채무가 더 늘어나는 것도 부담이다.

중산층 지원을 위해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철학'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 기조를 견지하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가 지급했던 전국민 재난지원금, 소득 하위 88% 대상 국민지원금 등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국민 60%에 이르는 중산층에 난방비를 지원하는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국민 80% 대상 7조2000억원 규모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과 차별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정부는 일단 중산층보다는 서민에 집중해 난방비 대책을 집행하는 것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다만 정부가 재정을 직접 투입하지 않고 중산층에 간접적으로 난방비를 지원하는 방식을 마련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가스공사 차원의 요금 할인 대상 확대로 가스요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효과를 만들거나 각종 세제 혜택을 늘리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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