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금융사 거버넌스 개선 강조
국민연금도 금융지주 인사개입
야당 '낙하산 방지법' 제정 추진
국민연금도 금융지주 인사개입
야당 '낙하산 방지법' 제정 추진
◇금융당국, 윤 대통령 주문에 금융사 거버넌스 개선 정조준= 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고위경영진과 임원의 내부통제 책임을 강화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임원 선임 과정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높이는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금융위 업무보고 토론회에서 금융회사를 포함해 소유권이 분산된 주인 없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될 필요성을 강조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를 제도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보다 깊이 있게 고민해볼 것"을 제안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은행이 공공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해 8월 출범한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의 논의 과제에 임원 선임과 관련한 방안을 포함시킨다는 방침이다. 현재 TF가 내부통제 운영업무는 물론 기업지배구조 이슈에도 정통한 법조계 및 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만큼 제도개선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끌어낼 것이라는 기대다. 이와 관련한 개정안은 이르면 올해 1분기 중으로 입법예고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와 관련해 관치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우리금융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가 경쟁하면서 관치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국민연금도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윤 대통령의 주문으로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한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도 강해질 전망이다.국민연금은 과거부터 KT·포스코 등 소유분산 기업의 임원 선임 과정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준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요 기관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투명한 경영을 유도하려는 자율 지침을 말한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이 소유분산 기업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지배구조 확보한 기업과 다른 측면에서 강화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4대 금융지주를 포함, 소유권 분산 대형 상장기업의 주요 주주다.
◇"은행이 공공재라는 건 난센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은행이 공공재라고 하는 건 난센스"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선진 세계 주요국을 살펴봐도 주요 금융사의 지배구조에 정부나 정치권이 간여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야당에서도 정부 움직임과는 반대로 금융권 인사에 부당하게 간섭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 마련을 추진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금융기관 대주주의 부당안 인사·경영 개입을 막기 위한 '금융지주회사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의안 제출했다.
현행법에서는 금융기관의 대주주에 의해 인사·경영 개입, 신용공여, 주식 취득 등이 이루어지더라도 그것이 대주주 개인의 이익을 취할 목적임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 경우 이를 제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3자에게 이익을 제공하기 위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 등도 마찬가지다. 개정안은 금융기관에 대한 대주주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금지 관련, 대주주 개인의 이익을 취할 목적이라는 주관적 요건을 삭제하고 객관적으로 드러난 부당한 영향력 행사 행위만으로도 이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윤 의원은 "금융기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만큼 대주주의 사회적 책무도 중대하다"면서 "대주주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금지하고 금융기관의 건전성 및 공공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우리금융 임원추천위원회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입장문을 통해 "금융 실정 장본인의 우리금융 회장 도전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며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후보에 포함된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우리금융 임추위는 3일 오후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숏리스트(2차 후보군)에 포함된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 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임 전 위원장 등 4명을 대상으로 추가 면접을 진행한다. 이날 추가 면접 이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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