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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연의 발로 뛰는 부동산] 유주택자들 `찐줍줍` 잡으러 갔다,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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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추위는 유독 막바지를 향할수록 매서워지는 모습입니다. 절기상 소한(小寒)이 가장 추운 시기로 알려져 있는데, 올해는 소한 다음의 대한(大寒)이 지나도 강력하게 존재감을 표출 중이네요.(아아 난방비 폭탄이여…눈물 좍좍)

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얼어붙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은 이번 설을 지나면서 아주 살짝 풀릴 기미를 보이는 듯 합니다. '무슨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거냐', '풀리려면 집값 한참 더 떨어져야 한다'고 댓글 써주실 분들 분명히 있으실 걸로 예상됩니다.

네 저도 제 두 눈으로 현장을 보기 전까지는 그분들의 의견에 일부 공감했을 겁니다. 해당 현장은 지난 28일 오후에 급하게 다녀온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 총 2840세대) 선착순 공급 현장입니다.

제가 주중의 피로를 주말의 과한 수면으로 대치시켜야 할 정도로 체력이 바닥인지라, 지난 주 토요일 오전 역시 '잠의 신'께 곱게 반납한 뒤 오후에야 겨우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불현듯 깨달았죠. 아 맞다 '찐줍줍'(선착순 공급) 있었는데! '찐줍줍'…. 네 없는 용어입니다. '무순위 청약'(줍줍)과 '선착순 공급'을 구분하기 위해 잠시 접사를 붙여봤습니다.(이해해 주실거죠?)

'주인 못찾은 미계약분 청약, 그거 설연휴 전에도 나온 적 있지 않느냐'고 물으신다면…, 네 살짝 다릅니다. 아무래도 1.3 부동산 대책은 정당계약과 무순위 청약보다는 선착순 공급부터 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데요.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지난해 12월 말 1330세대를 일반분양을 했지만 40%가 넘는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해 537세대나 무순위 청약에 나온 바 있습니다.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무순위 청약은 서울시 거주자만을 대상으로 했는데, 당첨자와 동호수 선정이 무작위 추첨으로 진행했기 때문인지 미계약분을 털지 못했습니다.

이번엔 뭐가 다르냐? 무순위와 달리 선착순은 서울시 거주자 뿐만이 아닌 주소지 상관없이 누구나 계약을 할 수 있습니다. 동호수 역시 선착순이라 먼저 가서 줍는(?) 사람이 미계약분 중 맘에 드는 물량을 선점할 수 있습니다.

시공사인 GS건설은 지난 26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 공급의 신청금 300만원을 '구매우선권' 명목으로 먼저 접수했습니다. 선착순 청약의 '허수'를 줄이기 위해 지정계좌에 신청금을 입금한 순서대로 공급순번을 배정한 거죠. 28일 계약은 이 분들만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잠이 덜깬 제가 이런 내용을 뒤늦게 인지한 시각은 당일 오후 2시 반쯤였습니다. 이미 계약 다 끝났으려나, 지난 번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때처럼 모델하우스 입구 통과도 힘들까 싶어 도로 누워버릴 생각이 간절했습니다…만 코너명이 마음에 걸려서 주섬주섬 캡모자를 쓰고 집을 나섰습니다. 못들어가도 현장 근처라도 확인해야지 싶었거든요.

버스와 도보로 이동한 뚜벅이라 현장 가는 도로에 간이 주차한 차량이 꽤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아직 안끝났나? 두근두근) 그러나 견본주택 입구(외부)에서는 관계자들로 보이는 분들께서 플랫카드 등을 접고 계셨습니다. '아 진짜 늦게왔구나! 어쩌지' 싶었죠.

그런데 견본주택에서 한두명씩 나오고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단을 올라갔고, 입구를 통과했습니…다만 네 거기까지였습니다. 느즈막히 들어선 제가 아무래도 수상해보였을까요, 깜장 옷 입으신 관계자 분께 바로 막혔습니다. 하하하;;;

일단 현관 입장은 성공! 내부에 상당한 인파가 대기 중인 모습을 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니 이 시간(오후 4시쯤)에 이렇게나 많다고?

[이미연의 발로 뛰는 부동산] 유주택자들 `찐줍줍` 잡으러 갔다, 어디로?
지난 28일 선착순 공급에 나선 '장위자이 레디언트' 견본주택에서 계약을 기다리는 인파.



더이상 들어가지 못하니 저는 이만 퇴각합니다? 그럴리가요. 여차저차 수소문끝에 분양소장님 연락처를 구했고, 결국 뵈었습니다.(만세!)


임동윤 GS건설 분양소장은 "선착순 신청금이 500여건 이상 들어왔고, 이 중 계약이 상당 수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선착순 공급을 통해 전체(일반분양분) 80~90% 정도 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서울 뿐만 아니라 경기 광주와 의정부 등은 물론 일부는 지방에서도 수요자들이 왔다. 이번에 다 팔리지는 않겠지만, 완판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계약자 목소리도 들어야겠죠. 큼직한 서류 봉투를 들고 견본주택을 나서는 중장년 커플을 소심하게 붙잡았습니다. 이날 오전 11시에 입장해서 오후 5시쯤에야 계약을 마쳤다는 커플이셨는데요. 현 거주 지역과 주택보유 여부를 조심스레 여쭤보니 남성분께서는 "바로 건너편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에서 산다. 지금 사는 집은 구축이 될거고, 앞으로 이 단지(장위자이 레디언트)가 지역 대장주이자 새 아파트가 될 건데 갈아타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특히 역이 가까워서 계약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성분께서는 "지금이 하락장이라 분양가격보다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없지는 않겠지만, 입지와 상품을 아무리 봐도 갈아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며 "또 기존집 처분 기간도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지 않았느냐"고 덧붙이셨습니다.

이어 "그나저나 오늘 사람 엄청 많았다. (계약 자격이) 전국구라서인지 지방에서도 꽤 온 듯 했다"는 장시간 대기 소감도 날려주셨습니다.

어렵게 한 커플 더 잡았습니다.(실은 3팀 놓쳤습니다;;) 경기도에 사는 1주택자라고만 소개하신 이 분들 역시 A4 사이즈의 서류가 들어갈만한 봉투가 들려있었습니다. 조만간 인근인 동대문구 휘경·이문동에서 신규물량이 나올 예정인데 선택지에 올리지 않았는지를 여쭤보니 남자분은 "불확실성을 줄이고 싶었다. 정당계약은 동호수 추첨이지만, 여기 선착순은 동호수 선택이지 않느냐"며 "물론 금리 걱정도 되지만, 지금보다 더 떨어지진 않겠다는 판단이 들어 계약했다"고 하셨습니다. 어라 뵙고보니 우연찮게 두 팀 모두 유주택자였네요.

[이미연의 발로 뛰는 부동산] 유주택자들 `찐줍줍` 잡으러 갔다, 어디로?
지난 28일 오전 '장위자이 레디언트' 견본주택 개장 전 입장을 위해 대기 중인 인파. 선착순 계약이라 동호수 선점을 위한 오픈런 라인이 견본주택 뒤편 주차장까지 이어졌다. 사진 GS건설



이 분들께는 그나마 안전장치(?)가 있기는 합니다. 이 현장은 조합 결정으로 '중도금대출 안심금리 보장제'라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대출금리 연 6% 이하는 계약자 부담이지만 6% 초과분에 대해서는 사업주체인 조합이 책임지겠다며 대출 이자 고민을 약간 덜어준 겁니다.

1.3 대책으로 실거주의무도 폐지됐기 때문에 기존 거주하는 집의 처분이 늦어진다면 전세를 줄 수도 있습니다. 아 맞다 올해 12월부터는 전매제한도 풀리니 여차하면 분양권을 처분할 수도 있겠네요.

물론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가정 하에 계약하셨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전날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이 현장의 사진과 함께 "(부동산 시장) 반등장 증거일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네요.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도 함께 언급됐는데요. 지난 29일 예비당첨자를 대상으로 동호수추첨을 진행한 이 현장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대형 평수는 대부분 주인을 찾았고, 일부 소형 평형만 남았다는 소식이 온라인 상에 돌고 있습니다.

물론 1~2곳의 현장 분위기만으로 시장 판도를 속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습니다. 현장마다 온도차가 있겠지만 과연 완판을 만날지 미분양으로 남을지는 시장 움직임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셔야할 듯 합니다. 특히 '강동헤리티지자이'처럼 완판 선언 전까지는 미계약분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현행법상 비규제지역에서는 공급된 민간 아파트의 계약률과 잔여가구 공개는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줍줍을 고민 중이시라면 '완판임박' 같은 마케팅 문구의 판단에는 신중을 기하셔야 할 듯 합니다.

선착순 물량은 계속 주인을 찾고 있습니다. 서울 중랑구 '리버센 SK뷰 롯데캐슬'(중화1구역)과 경기 광명 '호반써밋 그랜드에비뉴'(광명10R구역)도 지난 28일 미계약분에 대해 선착순 계약을 진행했고, 이보다 먼저 공급된 서울 강동구 둔촌동 '더샵 파크솔레이유'도 선착순 계약을 진행 중입니다.

당첨자 절반이 계약을 포기한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아현2구역)는 이날(1월 30일) 미계약분인 27세대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옵니다. 아직 선착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청약자격은 서울 거주자이면서 세대구성원 전원이 무주택자여야해서요, 이 현장도 다음 단계인 선착순 계약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

아 다른 현장은 다 상관없으니 빨리 둔촌주공 무순위+선착순이나 나왔으면 하신다구요? 와우 그 현장은 저도 너무 궁금합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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