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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걸린 성장률] 소비·투자·수출 비실비실… 올해 1% 성장률도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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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출로 겨우 성장유지
잠재성장률보다 크게 밑돌듯
추경호 "상반기 340조 조기집행"
[비상걸린 성장률] 소비·투자·수출 비실비실… 올해 1% 성장률도 위태
한국 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 4분기 성장률은 2년 반만에 마이너스로 급전 직하했으며, 올해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투자·수출 등 경제를 이끄는 '삼두 마차'가 모두 비실대고 있으며, 정부 재정에 기대 겨우 성장률 추락을 막고 있는 형국이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수출 회복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수지 적자는 이달 20일 현재 벌써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올해 1%대 성장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투자·수출 모두 부진… 재정으로 추가 하락 막아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은 마이너스 0.4%로, 2020년 2분기(-3.0%) 이후 2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민간소비와 수출, 투자가 모두 부진했다.

지난해 1분기(-0.5%) 감소했던 민간소비는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해제된 지난 4월 이후 빠르게 회복, 2분기 2.9%, 3분기 1.7% 증가했다. 그러나 4분기 들어 재화와 서비스 소비가 줄면서 0.4% 감소했다. 인플레(물가 상승)로 가계 실질구매력 증가세가 약해지고, 하반기 이후 본격화된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으로 이른바 역(逆)자산효과가 발생한 점이 소비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1분기 3.6% 증가했던 수출은 2분기 3.1% 감소했다. 3분기(1.1%) 소폭 증가했지만 4분기 들어 다시 5.8% 감소했다. 작년 반도체 수출액은 1292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간 수출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월 수출액은 8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2.3% 늘어나는 데 그쳐 3분기(7.9%) 대비 증가 폭이 크게 감소했다. 민간소비와 수출, 투자 부진의 빈자리는 정부 소비가 겨우 메웠다. 정부 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0.1%에서 4분기 3.2%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4분기 성장기여도를 보면 민간 기여도는 -1.1%포인트였지만 정부 기여도는 0.8%포인트였다. 민간소비와 순수출 등 민간 부문에서 성장률을 끌어내렸지만 정부 소비 등을 통해 겨우 추가 하락을 막은 셈이다.

[비상걸린 성장률] 소비·투자·수출 비실비실… 올해 1% 성장률도 위태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역성장하면서 올해 1분기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올해 1%대 성장 전망… 추가 하향 가능성도

한은은 지난해 11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 경제가 1.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는 1.6%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1%대 성장률은 2%대로 추정되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했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불과 2개월도 안 되는 기간에 하방 리스크가 커지면서 이마저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GDP 발표 후 "수출이 부진을 보이고 있지만, 개인신용카드 사용액 증가 등으로 민간소비는 현재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1분기 성장률이 플러스일지 마이너스일지는 현재 상황에서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달 중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을 (작년) 11월에는 1.7%로 봤는데 한 달 조금 넘었지만 그사이 여러 지표를 볼 때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미 해외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가 올해 1%에도 못 미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는 곳도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이달 초 기준 주요 IB 9곳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평균 1.1%에 그쳤다. 노무라 그룹은 지난 18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0.6%로 제시했다. 슈바라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2분기까지는 수요 공백이 불가피하고, 고금리발 주택 경기 악화, 신용위험 증대 등 난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부진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6억2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8.8%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작년 10월에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은 이달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9.9%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성장률을 0.64%포인트 떨어뜨릴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정부는 1분기 우리 경제가 플러스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해 1분기는 기저효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반기 340조원 규모의 재정·공공투자·민자사업 조기집행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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