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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불출마 선언… 與 당권, 김기현·안철수 `안갯속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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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화합위해 용감히 내려놓겠다"
여권, 얻은 게 없는 '루저 게임'
尹 지지율 잃고 '친윤당' 낙인
수도권 여성 중진 스타 치명타
나경원 불출마 선언… 與 당권, 김기현·안철수 `안갯속 승부`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문을 읽으며 입술을 깨물고 있다.<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25일 전격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당권경쟁은 사실상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양자대결로 좁혀지게 됐다.

하지만 여권은 얻은 게 하나도 없는 '루저 게임'이 됐다는 비판을 파하기 어렵게 됐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번도 숨지 않았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싸운 저에게 오늘 이 정치 현실은 무척 낯설다"며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 '영원한 당원'의 사명을 다하겠다"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당은 곧 자유민주주의 정치의 뿌리다. 포용과 존중을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단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하다"며 "건강한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성공을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 쪽으로 쏠린 친윤석열계의 집단행동 등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불출마 결심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저는 보수정당 국민의힘을 무한히 사랑하는 당원이다.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같은 심정이었다"며 "제 출마가 '분열의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 결정은 현실을 직시한 결과다. 우선 반윤으로 몰려 당권은 이미 물건너 간 상태였다. 지지율이 3위로 밀렸다. 게다가 임기가 4년 이상 남은 윤석열 대통령과 척을 짓고 정치를 계속 하기는 쉽지 않다. 출마 강행에서 얻을 게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다. 불출마 결정에도 내상이 너무 컸다. 수도권에 적(籍)을 둔 여성 전직 4선 중진으로 보수정당 내 자산으로 꼽혀왔지만, 아젠 정치 장래를 장담할 수 없는 최대의 정치적 시련을 맞게 됐다. 최근 서울 동작을 당협위원장 교체 풍문까지 돌았던 만큼, 총선 공천이라는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를 수도 있다.

여권으로선 별로 얻은 게 없다. 말 그대로 루저게임이다. 수도권 기반의 여성 스타정치인에게 재기가 어려울 정도의 결정타를 날렸고, 윤 대통령은 지지율을 잃었다. 국민의힘은 친윤당으로 낙인 찍혀 중도표를 끌어오기 어렵게 됐다.

나 전 의원 당권 포기에도 김기현·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마찰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나 전 의원은 별도의 당권주자 지지선언을 하지 않았다. 측근 박종희 전 의원도 "연대설은 전혀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친윤계를 겨눈 듯 "불출마 압력이었고, 나 전 의원 드롭(포기)로 안 의원이 덕을 보지 않겠나"라며 "설계 오류가 나타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이 밝힌 '낯선 당의 모습'에 저도 당황스럽다"고 했다. 친윤 조직 지원을 받는 김 의원이 당선되더라도 '친윤당' 프레임에 갇힐 공산이 크다. 일찍이 반윤으로 각인된 유승민 전 의원의 등판 변수도 남아 있다. 안 의원이 당권을 쥘 경우, '나경원 집단린치'란 비판마저 나오던 친윤계의 공세와 리더십 혼란이 반복될 수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최근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지나친 윤심 마케팅, 'UAE 적은 이란' 발언 등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여당 대표는 첫 번째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고 지원해야 하고 오는 총선에서 대선에서 이길 수 있도록 표의 확장성을 가져야 하는데 최근 윤심 논란은 후자가 전혀 고려가 안 된 것 같다"고 짚었다.

엄 소장은 일부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결선까지 가게 되면 안 의원이 당선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김무성 전 의원이 서청원 전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고, 제작년 이준석 전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됐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전당대회 결과도 윤심과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기호·권준영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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