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최대어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 청약 경쟁률이 저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분양을 앞둔 서울권 타 단지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12월 서울 분양 예정 단지들 중에선 청약 참패를 우려해 분양 시기를 미루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경쟁률이 3.7대 1에 그쳤다. 서울에서 11개월 만에 나온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분양이었지만 부진한 성적이다. 당초 10대 1 경쟁률은 무사히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크게 빗나갔다. 경기도 안양에서 분양 중인 인덕원 자이SK뷰 청약 경쟁률이 평균 10대 1을 기록한 뒤 계약률이 40%를 하회했던 점을 감안하면 둔촌주공 재건축 계약률은 역시 이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북 지역 최대어 불리는 장위자이 레디언트 청약 경쟁률도 높지 않다.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6일 특별공급을 접수받았지만 일부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하며 평균 경쟁률은 5대 1수준에 그쳤다. 장위뉴타운에 들어서는 2800여 세대 대단지이지만, 3.3㎡ 당 2800여 만원에 달하는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
둔촌주공 재건축과 장위자이 레디언트 청약 경쟁률이 저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분양을 앞둔 서울권 타 단지들도 미분양 공포에 떠는 분위기다. 부동산R114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12월 서울권 분양 예정 가구 수는 서울 1만9630가구다. 둔촌주공 재건축과 장위자이 레디언트를 제외하고도 4000여 가구가 청약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공급 예정이었던 주요 단지로는 △서대문구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827세대) △은평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752세대)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홍은13구역) 조합은 최근 청약 참패를 우려해 분양 일정을 내년 1월로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이 단지 분양가는 3.3㎡당 2910만원 수준으로 장위자이 레디언트(3.3㎡당 2834만원)보다 높다. 장위자이 레디언트 보다 규모가 작고 분양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받지만 분양가는 오히려 높은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 재건축 분양에서 미계약이 다수 발생한다면 서울권 타 단지 분양 일정이 밀리는 것은 물론 신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정부·서울시의 아파트 공급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