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으로 경제 성장 엔진이 꺼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1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으로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며 "향후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는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가 늘었다'는 지난달 평가보다 더 나간 것이다.
경기 둔화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주요한 지표는 수출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14.0% 줄어든 519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4개월 만에 역성장한 10월(-5.7%)보다 감소 폭이 커진 것은 물론 수입이 여전히 증가세를 보여 8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수출(8.0%)은 양호한 흐름을 보인 데 반해 주요 교역국인 중국 수출액이 25.5%나 줄었다. 반도체(-29.8%)가 대폭 감소한 데다 선박(-68.2%), 석유화학(-26.5%), 무선통신기기(-18.7%) 등 주요 품목들도 부진했다.
KDI는 "주요국 통화긴축,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지정학적 긴장 장기화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와 기업심리지수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수출 부진은 제조업 부진으로 이어졌다. 10월 전(全)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5% 줄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 폭은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4%로 급락했고, 재고율(122.1%)은 전월(121.4%)에 이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특수산업용기계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전월(12.6%)에 이어 높은 증가율(16.8%)을 보였다.KDI는 대내·외 기준금리 기대 경로가 하향 조정됐다고 봤다. 이에 시장금리가 내렸고, 주가도 상승하는 흐름이었지만, 단기자금 시장은 아직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9월 4.19%에서 지난달 3.69%로 낮아졌고, CDS프리미엄도 이 기간 57.5베이시스포인트(bp)에서 49.5bp로 내렸다. 2200선까지 밀렸던 종합주가지수도 2400 안팎까지 회복했다. 반면 CP 91일물 금리는 2.16%로 높아졌다.
KDI는 중국 등 세계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KDI는 "중국은 코로나19 재확산과 대외수요 위축으로 주요 경제지표가 감소로 전환했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과 경기 활성화 대책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전문가 간담회에서 "금융·외환시장 및 민생·실물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 경제가 직면한 복합 경제위기 상황이 내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감소,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 회복세 둔화 등으로 경기 하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은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법인세 인하나 노동유연성 제고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 적극적인 통상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35포인트(0.43%) 내린 2382.8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1.30포인트(0.18%) 내린 718.14로 마감했다.
![[기획] 더 짙어지고 빨라지는 경기침체 먹구름](//contents.dt.co.kr/images/202212/2022120702109958054004[1].jpg "[기획] 더 짙어지고 빨라지는 경기침체 먹구름")
![[기획] 더 짙어지고 빨라지는 경기침체 먹구름](http://contents.dt.co.kr/images/202212/2022120702109958054004[1].jpg "[기획] 더 짙어지고 빨라지는 경기침체 먹구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