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는 수출 한국호] 8개월째 쌓인 무역적자 `426억달러`… 수출 드라이브에도 내년 암울

지난달 수출 전년보다 14% 줄어
25년만에 8개월 연속 마이너스
반도체 부진에 中리스크 겹친탓
화물연대 파업에 중소기업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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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는 수출 한국호] 8개월째 쌓인 무역적자 `426억달러`… 수출 드라이브에도 내년 암울


정부가 강한 수출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무역수지는 8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5년 만이다. 앞으로 전망은 더 암울하다. 한국 경제가 겹악재로 신음하는 상황에서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쳐 본격적인 경기침체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0% 감소한 519억1000만달러, 수입은 2.7% 늘어난 589억30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70억1000만달러 적자였다. 누적 무역적자는 425억6000만달러로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다. 무역수지는 올해 4월부터 8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이후 가장 길다.

최근 무역 적자는 원유·석탄·가스 등 에너지원 가격이 올라 수입액이 늘어난 상황에서 수출까지 부진해서다. 수출은 10월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하며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해 두 달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진이 결정타였다. 11월 주요 품목별 수출액 증감률을 살펴보면 반도체(-29.8%)가 30% 가까이 줄었다. 석유화학(-26.5%), 철강(-10.6%), 디스플레이(15.6%) 등 주요 품목도 부진했다. 또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25.5% 줄어들며 여섯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도 무역 적자를 키운 요인이었다. 10월 중국과의 무역에서 12억5000만달러 적자를 본 데 이어 11월에도 7억6000만달러 적자였다.

정부는 경각심을 갖고 총력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산업부는 아세안 시장에서 소비재와 서비스 등으로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고 미국은 친환경과 공급망 핵심품목 투자 프로젝트 활용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지난 30일에는 민관합동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을 출범해 수출 관리 일원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주요 시장별, 주요 산업별 맞춤형 수출 지원을 추진하겠다"며 "지원단을 중심으로 수출·수주를 종합 관리하며 신속한 지원과 애로해소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내년까지 수출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무역협회는 내년 한국 수출은 4% 감소한 6624억달러,수입은 8% 줄어든 6762억달러로 총 138억달러 적자를 전망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D램 단가가 올해에만 20% 넘게 하락한 여파에 IT기기 수요 감소 등으로 15% 줄어들고 석유화학 부문 수출도 중국 수요 감소와 에너지 가격 안정세로 단가가 낮아져 9.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수출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올 하반기에는 상대적인 기저효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모습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무역수지 적자 추세는 여전히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진이 계속되고 통화 긴축으로 세계 경제가 빠르게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대내외 무역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내년 수출과 수입은 올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구 회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과 같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될 경우 우리 무역이 기대 이상으로 크게 회복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려 있다"며 무역 수지 개선 가능성을 열어뒀다.

중소기업계에는 고금리 상황에서 금융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10월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의 비중은 69.5%에 달했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3.0%)과 비교하면 23.2배로 커진 것이다. 중소기업의 평균 대출금리도 한달 만에 0.62%포인트(p) 급등해 10월에는 5.49%로 5% 선을 넘어 2012년 8월(5.50%)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한 업계 간담회에서 "화물연대의 일방적인 운송거부로 중소기업의 수출길이 막혀 해외 거래처의 주문이 끊기고 있다"며 "최근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인상으로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민간시장 뿐만 아니라 공공조달 분야에서도 중소기업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희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 연구위원은 "경기가 하락하고 있음을 경제주체들이 이미 체감하고 있던 상황에서 대내외 여건들이 내년에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경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타격 받는 부문을 지원하고 경제의 지속가능성과 공급망 안정화를 달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석준·박은희·문혜현기자 mp1256@dt.co.kr

[가라앉는 수출 한국호] 8개월째 쌓인 무역적자 `426억달러`… 수출 드라이브에도 내년 암울
11월 21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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