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때마다 꺼내든 `운송개시명령` 카드… 이번엔 발동하나

원희룡 "이르면 다음주 절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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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때마다 꺼내든 `운송개시명령` 카드… 이번엔 발동하나
24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주장하며 24일 0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나섰다.

지난 6월 총파업 당시 정부와 합의한 부분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데, 올해 말로 예정된 일몰제 종료 시점이 다가오자 5개월만에 다시 총파업에 나선 것이다.

전국 곳곳에서 진행될 파업으로 국내 물류 마비 사태가 예상되자 정부는 이번 총파업에 "관용없이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번 총파업때와는 달리 처음부터 '운송개시명령'(업무개시명령) 카드까지 꺼내든 상태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24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 기지에서 "운송거부와 방해가 계속된다면 국토부는 국민이 부여한 의무이자 권한인 운송개시명령을 국무회의에 상정할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 주 화요일 국무회의 또는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서라도 주어진 의무를 망설이지 않고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4조에 근거한 업무개시명령은 운송업무 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집단으로 화물 운송을 거부해 국가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을 때 정부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내릴 수 있다.

2003년의 물류대란과 화물연대 파업 후 도입된 이 제도는 아직 발동된 적이 없다. 이 법은 당시 의사(현행 의료법 제59조)와 약사(현행 약사법 제70조)에게 적용되던 업무개시명령제도를 벤치마킹했다. 의료업계에선 실제 발동된 사례도 있다. 2020년 전국전공의협의회의 집단휴진을 강행하자 보건복지부장관이 경기도 수련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 전임의에게 즉시 진료업무에 복귀할 것을 명했다.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한 운송개시명령은 국무회의 상정 후 승인된다면 국토부장관이 바로 내릴 수 있다. 운송업무 종사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 명령을 거부할 수 없으며, 정당한 사유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운송사업 허가가 취소(제19조제 1항)되거나, 화물운송 종사자격이 취소 또는 6개월 이내에 자격 정지(제23조 제1항)되는 등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징역과 벌칙이 일단 운송사업자 또는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화물연대에 대해서는 공범으로 처벌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총파업에 대해 정부는 처음부터 강경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당초 합의대로 안전운임제 시한을 3년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는데 화물연대가 오히려 정부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원 장관은 "화물연대는 올해 여름 이미 8일간 운송거부를 한 바가 있고 당시 석유화학, 시멘트 등 여러 업종에서 1조600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화물연대는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연대 측의 요구사항을 담은 개정안을 내놓은 것을 빌미로 정부와 화물연대와의 기존 합의에 없었던 내용까지 추가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원 장관의 시각에 화물연대 측은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원 장관이 '안전운임제는 국회 입법으로 정할 사항'이라며 정부 책임을 회피하더니, (지금은) 제도 연장은 가능하지만 품목확대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6월 합의 이후 제도 지속 추진과 품목확대 논의를 약속했지만 5개월 간 어떤 논의도 진전되지 않았다. 화물연대 총파업을 열흘 남기고 진행된 교섭 자리에서 국토부는 품목확대 불가가 이미 국토부 내부에서 결정된 방침이라며 논의를 거부하고 일방적인 입장만을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만약 정부가 운송개시명령을 강행한다면 이번 총파업은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화물연대는 이번 총파업의 파급력을 높이기 위해 경기·부산의 경우 컨테이너, 포항은 철강, 강원은 시멘트, 경남은 조선기자재, 대전은 완성차부품 등 지역별 전략품목 차단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조합원 비율(70~80%)이 높고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유업계(유조차)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문수 법무법인오른하늘 변호사는 "화물운송종사자들이 형사처벌규정 및 자격정지 또는 취소 조치까지 할 수 있는 업무개시명령에 집단적 대응으로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업무개시명령에 따라 업무에 임하더라도 준법투쟁 등의 방법으로 종래의 운송업무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부도 업무개시명령에 신중을 기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한편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지역본부별로 의왕ICD·부산신항 등 전국 15개소에서 총 9600여명이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했다. 집회 참여 인원은 화물연대 조합원(2만2000명 추정)의 약 43% 수준이며, 집회 과정에서 경찰과의 충돌 등 특이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미연기자 ener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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