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업들이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점수를 확보하고 있다.
ESG는 최근 수출 뿐 아니라 회사채 등 자금조달에도 주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어, 기업들은 관련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기업들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팔을 걷었다. 먼저 롯데지주의 자회사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은 스타트업 기업 두곳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신규사업을 추진한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지난 10월 전국 연구개발특구 내 혁신 기술기업을 대상으로 롯데벤처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하 특구재단)과 협력해 '편의점 유통플랫폼 혁신을 위한 오픈스테이지'를 진행해, 환경관련 엔지니어링 서비스 기업 ㈜테라블록, 주류·전자상거래 기업 ㈜블링커스 등 2곳을 최종 선정했다.
무인기술, 자동화 편의점, 온라인·이커머스, ESG, 신규 공동 사업 제안 등 4개 분야에 30여 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선발된 테라블록은 ESG 분야에서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제안했다. 블링커스는 온라인·이커머스 분야에 'NFT(대체불가능토큰)기술을 활용한 와인 선물&픽업 서비스'를 제안했다.
세븐일레븐은 특구재단과 함께 두 기업에게 POC(사업 실증기회) 제공·사업화 지원을 실시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과 'NFT 활용 주류 픽업 서비스'가 자사 혁신 신사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후원할 계획이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드론 물류 배송 솔루션·서비스 전문 스타트업 파블로항공과 함께 지난 7월 가평수목원2호점에 유통업계 최초로 드론 스테이션을 갖추고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수요맞춤형 서비스로봇 개발·보급 사업에도 스타트업 뉴빌리티와 함께 참여해 '도심지 편의점 로봇배달 서비스 모델' 구축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윤호 세븐일레븐 DT혁신팀장은 "DT를 통한 편의점 플랫폼 혁신은 향후 업계의 향방을 가를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실력 있는 스타트업들과 함께 다양한 혁신 사업들을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도 'LDF 스타럽스' 데모데이를 열어 제주 지역 청년 기업 5곳에 10주간 기업당 최대 4000만 원의 사업비와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이날 부산 최대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인 '바운스 2022'에도 참여해 투자 유치를 위한 IR피칭(기업설명회)을 진행했다.
참여 기업은 호텔 폐침구류 등을 재활용해 반려동물 용품을 만드는 레미디, 제주 로컬 브랜드·상품을 발굴해 판로 개척하고 관광객과 연결하는 일로와, 상품성 없는 감귤을 핸드워시 상품 등으로 재탄생시키는 제주클린산업, 제주산 당근을 캐러멜 상품으로 만드는 카카오패밀리, 돼지 뒷다리살을 활용한 프로틴돼지를 개발하는 돌바람목장 등이다.
LDF 스타럽스는 2019년부터 진행해 온 롯데면세점의 사회공헌사업으로 이번 4기를 포함해 누적 총 30개 청년기업이 참여했다. 각각 2기, 3기에 참여한 브로컬리컴퍼니, 말랑하니는 롯데면세점 입점 기회를 받기도 했다.
오비맥주도 '2022 전국 스타트업 ESG 자랑대회'를 열어 혁신을 기반으로 사회와 환경적 측면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고 있는 스타트업들의 발굴한다. 내달 11일까지 ESG 활동을 소개하는 영상, 숏폼, 이미지 등 콘텐츠 등을 접수받는다.
홈앤쇼핑도 하이트진로와 협업해 스타트업 발굴 공모전 '2022 홈앤쇼핑 X 하이트진로 H.트라이앵글 위드 스타트-업'을 최근 진행했다. 중소기업·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19일부터 10월 31일까지 아이디어 상품 공모전을 진행, 총 6팀에게 상과 상금을 수여했다.
수상한 기업들에게는 홈쇼핑 방송기회를 부여하고 라이브커머스 입점 기회 등 판매채널을 지원할 예정이다. 판매수수료 우대도 적용한다. 또한 선정된 기업 중 추가 검토를 통해 하이트진로의 IP(지식재산권) 사용이 가능한 제품에는 라이선스 제품화 기회가 제공된다.
홈앤쇼핑은 이번 공모전에 IR자료를 낸 기업들 중 스타트업 6곳을 선정해 투자적절성 심층 검토를 위한 절차에 들어간다. 최종 선정된 기업에게 최대 10억원 내에서 투자금과 팁스(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추천 기회를 주고 멘토링 프로그램을 지원할 예정이다.김수연기자 newsnews@
지난 23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LDF 스타럽스' 4기 데모데이에서 이상진 롯데면세점 마케팅부문장(오른쪽 첫번째)과 송용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장(왼쪽 첫번째), 제주 청년 기업 5곳의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롯데면세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