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탕 삼탕 대통령 주재 첫 수출대책, 사활 건 전략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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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2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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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1차 수출전략회의가 열렸다. 경제 관련 장관들과 수출 관계 기관장 등이 총집결해 수출활력 제고 방안을 보고했다. 회의는 당초 예정한 1시간 10분을 훌쩍 넘어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대통령이 첫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한 것은 수출 부진이 심상치않기 때문이다. 관세청의 '11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급감했다. 반면 수입이 늘어나면서 같은 기간 무역적자는 44억달러에 달했다. 8개월 연속 적자가 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이렇게 위기 징후가 뚜렷해지자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세계 5대 수출대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공무원들의 의식 변화도 주문했다. 모든 공무원에 대해 '기업 지원 조직'이라는 인식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회의에서 나온 대책들은 다양했다. 우선 시장별 특화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중동과 중남미, 유럽연합(EU)을 3대 전략시장으로 설정하고 방산·원전·인프라 등 전략 수출분야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리 수출의 57%를 점한 3대 주력시장인 아세안·미국·중국에선 수출품목 다각화와 트렌드 대응에 힘을 쏟기로 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에는 654조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 이행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범부처 수출지원 전담체계도 강화한다. 부처별로 정보통신기술, 바이오, 농수산식품 등 새로운 수출 유망분야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수출지원 사각지대 해소 및 지원 확대, 에너지수입 절감을 통해 무역적자 개선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렇게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비상한 대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관련 부처들이 대책을 만드느라 고생은 했지만 재탕·삼탕이 대부분이다. 시장별 특화전략, 수출품목 다각화는 하도 들어서 귀가 아프다. 부처들이 총력전에 나서고 첨단산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것도 전가의 보도인양 마냥 내놓는 레퍼토리다. '그 나물에 그 밥 대책'을 보면 정부가 과연 절박함을 가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게다가 수출 위기가 불거진지 꽤 오래인데 지금에서야 전략회의를 여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결국 뒷북만 친 셈이다. 기존에 나왔던 대책들을 이름만 바꿔서는 전례 없는 위기의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없다. 수출은 악화일로인데 사활을 건 전략이 안보인다. 엄중한 시기에 걸맞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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