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길이 120일 연장됐다. 이로써 국제 곡물시장도 가격 상승 우려를 다소 덜게 됐다.
17일 CNN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곡물과 식량, 비료를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흑해 곡물 수출협정'(Black Sea Grain Initiative)을 지속하는 데 모든 당사자가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프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장관은 "협정이 120일 연장됐다"며 "식량 위기에 대한 투쟁에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흑해 곡물 수출협정은 UN과 튀르키예가 중재자로 참여해 지난 7월 체결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 지역에서의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협정은 이달 19일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이번 합의로 기한이 연장되면서 치솟았던 국제 곡물가격도 안정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러시아는 흑해로 자국 비료를 수출하는 내용은 연장된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기준으로 러시아는 세계 비료 생산량의 22%인 5860만t을 생산한 국가다. 특히 전체 생산량의 64%인 3760만t을 세계 각국으로 수출했다. 만약 러시아산 비료 수출이 원활해지지 않으면 세계 곡물가격이 재차 오르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비료를 많이 생산하는 러시아 등 국가들로부터 비료 조달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곡창지대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의 곡물 생산량이 (세계 수요에 비해) 충분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