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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택배용 전기차 한심한 `중국산 몰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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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년 4월 전기차 전환 강행
택배사 4곳 3년간 21만대 필요
국산 모두 확보해도 9만대 부족
자국산업 보호 세계흐름에 역행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경제회의에서 국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모든 부처의 산업부화'를 강조했음에도, 환경부가 중국산 전기자동차 업체에만 유리한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국회에서 지난 2019년 제정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특별법'이 내년 4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택배업체들이 새로 사는 택배용 화물차는 모두 전기차로 바꿔야 한다.만약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택배차량은 신규 허가를 받을 수 없다.

8일 환경부와 택배업체에 따르면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택배 등 주요 4개 택배회사가 택배차량 전기차 의무화에 따라 전환해야 하는 택배차량은 내년 5만5000대, 2024년 7만대, 2025년 8만5000대 등 3년간만 따져도 모두 21만에 이른다.

문제는 국산 택배용 전기차는 현대자동차·기아차만 생산하는데, 두 회사의 생산규모는 연간 4만여대로 3년간 9만대가 부족하다.

택배업체들은 전기차를 확보하기 위해 새차를 신청하고 있으나, 물량 확보가 힘든데다 이마저도 현재 포터EV와 봉고EV 등 주요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도 1년에 이른다.

택배업계에서는 국산차로 바꾸지 못하는 나머지 전기트럭 교체 물량을 대부분 중국산으로 채울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 택배업체 임원은 "현재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전기차 출고가 지연돼 내년 4월부터 의무화되는 택배용 국산 전기차를 확보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법을 당장 개정해 제도를 유예하지 않을 경우 중국산 전기 트럭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중국산 택배용 전기차는 국산보다 가격이 싸지만, 새 제도는 최근 미국에서도 자국산 전기차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주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제정하는 등 각국이 자국산업 보호에 나서는 흐름과는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도 전기화물차 보조금은 국비 1400만원에 지자체별로 600만~1100만원을 추가로 지원해고 있다.

만약 택배차량마저 중국산으로 바뀔 경우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한 전기화물차 보조금으로 중국 업체만 배불리게 될 판이라고 업계는 지적했다.

중국산 전기 트럭은 국내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 업체 동펑소콘의 마사다는 올해 1153대가 국토교통부에 등록돼 수입 상용차 모델별 1위에 올랐고, 지난 9월부터 본격 판매된 중국 제이스모빌리티의 이티밴은 지난달에만 78대가 팔려 10월 기준 마사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통합물류협회 관계자는 "국회와 정부가 전기차로의 전환을 제시하면서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을 펼치고 있다"며 "국산 전기 물류차 도입이 당장 어렵다는 입장을 환경부와 국토부에게 전달했지만 진전이 없다"고 답답해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트럭에 유리한 정책을 펼쳐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대놓고 시장에 개입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장우진·정석준기자 jwj17@dt.co.kr

[단독] 택배용 전기차 한심한 `중국산 몰아주기`
포터 일렉트릭. 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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