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신규채용 중단 위기경영
트위터코리아 직원 절반 감원
7대 빅테크 시총 4300조 증발
비용·인력 감축 전방위로 확산
트위터코리아 직원 절반 감원
7대 빅테크 시총 4300조 증발
비용·인력 감축 전방위로 확산
글로벌 빅테크 3분기 어닝쇼크
"지금 경제 상황은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 이사회 의장은 최근 경기침체 상황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아마존은 이후 본사의 신규 채용을 전면 중단하며 위기대응 경영체계를 가동했다. 언택트 특수 호황을 누렸던 IT(정보기술)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지금이 최악이 아니라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보고 채용부터 신사업 투자까지 전방위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난주 3분기 실적발표에서 미국 대표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예외없이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여기에다 4분기 실적전망도 '흐림'으로 일관했다. CNBC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애플, 알파벳 등 미국 7대 빅테크의 합산 시가총액이 1년 새 한국 국내총생산의 2배가 넘는 3조415억달러(약 4300조원) 이상 증발했다. WSJ는 "높은 성장을 구가했던 IT 업계가 고물가와 금리 상승, 디지털 광고 성장 둔화로 고통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IT 사업의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그동안 견조했던 클라우드 사업마저 성장세가 약화됐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올 3분기 매출액이 1271억달러로 시장 전망치(1274억달러)를 밑돌며,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31개월 만에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411조원) 클럽'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특히 아마존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클라우드 사업 AWS(아마존웹서비스) 매출 증가율이 2014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았다. MS는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도는 성적을 거뒀지만, 클라우드 '애저'의 매출 성장세가 시장 기대치인 36.4%보다 낮은 35%에 그쳤다. 전세계적으로 PC 수요가 감소하며 윈도 판매 수익도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긴축에 나서면서 광고를 주력으로 하는 빅테크 기업의 실적도 직격타를 입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유튜브 광고 수익 감소 여파 등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은 690억9000만달러(약 97조원)로, 시장 예상치 705억8000만달러(약 99조5000억원)보다 낮았다. 이 중 유튜브 광고 매출은 70억7000만달러(약 1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9%가량 줄었다. 이는 2019년 알파벳이 유튜브 광고 수익을 공개한 이후 처음으로 맞는 역성장이다.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신사업도 이들 기업의 고민거리다. 메타버스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사명까지 바꾼 메타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며 2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실적 저조의 주된 원인으로는 올해 들어서만 94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는 메타버스 기기·서비스 개발 담당 '리얼리티 랩스'가 꼽힌다. 수익이 언제 날지 모르는 메타버스에 과도한 투자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4분기에도 암울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기업들은 비용 축소와 인력 감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는 전 직원의 절반을 감원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트위터코리아 직원들도 절반이 감원 대상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시진핑 3기에 미·중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 당장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도 해소되지 않았다.
그나마 3분기 실적에서 선방한 애플은 코로나19 여파로 아이폰 최대 생산지인 중국 폭스콘 공장이 봉쇄되는 초대형 악재를 맞았다. 회사의 캐시카우인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당장 4분기부터 실적에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실적발표 당시 강달러도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는 원인으로 꼽았다. MS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의 에너지 가격 상승도 수익성 약화의 이유로 꼽았다. 아마존은 연말 대목 시즌인 4분기 전망 매출액마저 시장 기대치(1551억달러)보다 낮은 1400억~1480억달러로 제시하며 현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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