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한 스타트업의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가 술자리에서 아무 잘못 없는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해 논란을 빚고 있다. 문제가 대외적으로 알려지자 대표는 사의를 표명했다. 사건이 알려진 26일 이 회사의 주가는 하루만에 8% 가까이 빠졌다.
26일 IT업계에 따르면 HR(인사관리) 스타트업 원티드랩의 이복기 대표(43)가 지난 21일 저녁 서울 서초구 한 술집에서 20대 직원에게 욕설 등 폭언을 하고 머리를 폭행했다.
이 사건 이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이 회사 게시판은 당시 사건에 대한 글로 도배됐다.
직원들은 "신났으면 얌전히 마시고 집 가서 자던가. 대표가 취해서 하루 종일 고생한 직원 때림. 제정신인가?", "우리 보는 앞에서 욕하면서 때렸다. 법적으로 처벌 받았으면 좋겠다" 등의 게시글을 올렸다.
회사는 이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후 5시 징계위원회를 소집, 대표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었지만, 이 대표가 이날 오후 4시께 이사진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회사는 다음 달 25일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한 달간 대표 직을 유지하면서 사태에 책임을 지고 이임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스타트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 터질 게 터졌다는 얘기가 있다. 평소에도 대표의 언행으로 인해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에서 일하다 2015년 원티드랩을 창업했다. 원티드랩은 구직자가 커리어를 잘 찾을 수 있도록 지인이나 함께 일했던 동료가 기업에 추천하고, 구직자가 입사하면 추천한 이가 보상을 받는 시스템을 도입해 사업 기반을 키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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