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최악상황땐 전국 `블랙아웃`

3년 전력사용량만 1만1000GWh
146곳 중 86곳이 수도권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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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서비스 먹통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데이터센터발 전력 블랙아웃'이 현실이 될 수 있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카카오 계열사 서비스 중단사태를 빚은 가운데, 데이터센터 급증과 과밀이 IT 먹통에 이어 전력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리튬이온배터리의 화재 위험성, 데이터센터 설계 미비는 언제라도 '제2의 카카오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의 전력량은 2019년 93.5GWh(기가와트시)에서 2020년 96.4GWh, 2021년 128GWh로 2년 사이에 37% 증가했다. 이는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입주 서버가 크게 늘어나면서 빚어진 결과다.

최근 3년간(2019~2021년) 전국 146개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량은 1만1000GWh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서울 4300GWh, 경기 3600GWh, 대전 840GWh, 강원 660GWh, 부산 460GWh 순으로, 수도권 집중현상이 두드러진다. 현재 146개 데이터센터 중 86개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다 한전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올 6월까지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확정돼 전력 공급이 예정된 62개 중 52개가 수도권에 들어설 예정이다.

수도권 비중이 90%가 넘는다. 이에 따른 전체 예상 공급 전력량은 3789㎿로, 그중 수도권에 3417㎿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경우 국가 전력망 비효율화와 전력불안,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 상황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력 공급과정에서 드는 비용도 막대하다.

한전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밝힌 전기사용예정통지를 근거로 산정한 수도권에 늘려야 하는 변전소는 30개로, 관련 비용은 10조2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다 카카오 먹통 사태로 수도권 데이터센터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염흥열 순천향대 교수(정보보호학과)는 "이번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2개 센터를 동시에 가동하는 액티브·액티브 구조 데이터센터를 두려면 수도권에 데이터센터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과도한 비용과 전력불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데이터센터 지방분산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정책과 에너지·환경 정책이 긴밀하게 연계돼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한전의 역할도 필요하다"면서 "데이터센터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일정 규모 이상 센터는 정부가 실태를 관리하고 재난관리대책이 실행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튬이온배터리로 인한 화재와 데이터센터 설계 미비도 데이터센터의 심각한 리스크다. 이번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지하 3층 전기실에 있는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스파크가 발생하면서 일어났다. 이 스파크로 인한 불이 배터리랙 전체를 태운 후 카카오의 서버와 연결되는 전기케이블까지 손상시켜 카카오 장애가 먼저 일어났다. 이후 진화를 위해 물을 쓰면서 전체 전원을 내려 서비스 먹통이 장기화됐다. 그 과정에서 SK C&C는 비상 시 전원공급을 위한 배터리 충전율을 90%로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ESS 안전강화 대책'에서 배터리 열폭주를 막기 위해 배터리 충전율을 옥내 80%, 옥외 90%로 제한하고 있지만 그 기준을 넘긴 것이다.

SK C&C는 또한 화재 위험이 있는 배터리를 다른 전기시설과 같은 공간에 배치해 사고를 키웠다.

염 교수는 "화재에 취약한 리튬이온배터리는 데이터센터 다른 전기시설과 별도 공간에 둬서, 화재가 발생해도 통신케이블이나 전기케이블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국내 데이터센터 10곳 중 2곳은 예비전력조차 구축하지 않았다. 예비전력은 평소 전력을 공급받는 주전원이 보수·사고 등으로 전기를 보내지 못할 경우 이를 대체하기 위한 비상용 전력이다. 여기에는 정부대전청사, 삼성생명보험, 현대자동차, KDB산업은행 등이 포함된다.

한편 정부는 카카오 사태를 계기로 재난 시에도 데이터센터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전력·소방 보호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20일 오후 판교 정보보호클러스터에서 박윤규 2차관 주제로 데이터센터 사업자들과 관련 회의를 열고 전기·소방 등 데이터 보호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설비 기준을 법 규정으로 구체화하기로 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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