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이주호(사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시교육감 후보자 시절 AI 교육업체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또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구보고서를 딸과 함께 작성하고 공저자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이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인 지난 5일 2019년 종합소득세 103만9210원, 2021년 종합소득세 72만5200원 등 체납한 세금을 뒤늦게 납부하고, 지난 5년간 모친을 부양가족으로 등재해 세금 혜택을 받았음에도 독립생계를 이유로 재산공개는 거부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이 후보자의 서울교육감선거 '선거비용 지출금액 및 후원금 모금액'과 '연간 300만 원 초과 기부자 명단' 자료를 살펴보면 고액 기부자 4명 중 2명은 AI 교육 업체 관계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에튜테크관련 산업협회 고위관계자 A씨가 500만원, 에듀테크 관련 기업인 B사의 전무 C씨가 5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가 그동안 AI 등 첨단기술을 교육에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던 터라 이 후보자가 에듀테크 관련 업체와 협회 등으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원실은 "이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이 된 후 특정 업계의 이익을 보장하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자 측은 "당시 관련 법령을 준수해 공개적으로 후원금을 모집했고,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했다"며 "특정 집단 이해를 대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에 대한 논란은 이뿐 아니다. 이 후보자는 2020년 4월 '디지털 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 학업적 흥미, 학습능력에 미치는 영향'(The Effects of Digital Textbooks on Students' Academic Performance, Academic Interest, and Learning Skills)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working paper)를 작성하면서 미국의 모 대학 조교수인 딸 이모(34)씨를 공저자로 올렸다. 이 후보자 측은 "(딸인)이 교수의 세부 전공은 '디지털 경제학'"이라며 "이 후보자는 이 교수와 '교수 대 교수'로서 공동 관심분야에 대해 연구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교육위 소속인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지난 5일에야 종합소득세 176만원을 지각 납부한 것에 대해 "후보자 지명을 받은 뒤에 부랴부랴 세금을 납부했다"며 "장관 경험도 있는 후보자가 기본적인 납세 의무도 지키지 않으면서 또다시 공직을 맡을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최근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17~2021년 연말정산에서 모친을 부양가족으로 올려 매년 250만원, 5년간 총 1250만원의 인적공제(기본공제 150만원·경로우대 100만원)를 받았음에도 독립생계를 이유로 편법적으로 모친의 재산공개를 거부했다고 문제 삼았다. 이 후보자 측은 "그간 부양가족 인적공제를 받았던 부분을 국세청에 신고해 신속하게 정정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1일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정감사 중인 여야는 아직 인사청문일 일정을 정하지 않았으나 오는 31일 전에는 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는 21일 예정돼 있는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이 후보자 청문회에 앞선 전초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후보자 지명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