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 후폭풍..."지자체가 보증한 유동화증권도 못 믿을 판"

강원도, 레고랜드 사업주체 GJC 장행 2050억 규모 ABCP 보증의무 이행 안해
상반기 지자체 신용보증 유동화증권 발행잔액 1조3000억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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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사태` 후폭풍..."지자체가 보증한 유동화증권도 못 믿을 판"
강원도의 '레고랜드 보증채무 미상환' 사태 후폭풍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 보증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가뜩이나 냉랭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최근 문제가 된 레고랜드 ABCP처럼 지자체 신용도와 연계된 유동화 사업은 상반기 기준 15개로, 발행잔액은 약 1조3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강원도뿐 아니라 천안시·경산시·안동시·시흥시·춘천시·충주시·진주시·나주시·완주군·음성군 등 지자체 10여곳이 지역 내 대형 건설사업 등에 필요한 자금을 유동화증권 발행으로 조달했다. 광양시의 세풍산업단지 개발사업(621억5000만원), 충주시 드림파크 개발사업(570억원), 경산시 경산지식산업 프로젝트(530억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완주군 진주뿌리 일반산단, 천안시 BIT일반산단, 안동시 안동바이오산단, 나주시 나주혁신산단 등의 개발 사업도 레고랜드 ABCP 구조와 동일한 방식으로 각 지자체의 신용보강 아래 특수목적법인(SPC)이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끌어왔다. 이들 SPC의 신용등급도 대부분 기업어음 최고등급인 'A1'이다. 당초 신용평가사들이 이들 SPC에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한 것은 해당 회사의 재무 건전성만이 아닌 지자체의 신용보강 때문이었다.

레고랜드의 경우 사업주체인 강원도중도개발공사(GJC)가 지난 2020년 건설 자금 조달을 위해 SPC인 아이원제일차를 설립, 2050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하고 강원도가 보증을 섰다. 하지만 강원도는 지난달 28일 보증 의무를 이행하는 대신 GJC에 대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아이원제일차는 최종 부도 처리됐고, 신용등급도 'A1'에서 채무 불이행을 뜻하는 'D'로 강등됐다.

업계에서는 해당 사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 부동산 PF 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우선 2050억원 규모의 ABCP가 미상환된 만큼 중장기적으로 자금 경색이 심화될 수 있고, 투자자들의 투자 기피 현상이 현실화되면 차환 발행 리스크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2050억원 규모의 ABCP가 미상환되면서 관련 자금이 묶여있는 만큼 투자업계 입장에선 유동성 측면에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PF시장 특성상 상대적으로 부실하거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 같은 경우 연쇄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고, 무엇보다 시장 전반적인 수요가 위축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PF 유동화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PF 유동화 시장은 지난 2020~2021년 급성장 후 2022년 상반기부터 위축되고 있다. SPC수는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하반기까지 반기별 평균 23.4%씩 급증했으나 올 상반기 들어서는 시중 유동성이 감소하고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전년 대비 2.8% 증가에 그쳤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은 강원도의 지급의무 미이행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신용도 판단 기준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중앙정부의 관리와 지원에 근거해 지방자치단체의 신용도를 국가신용등급에 준한다는 현재의 판단 기준을 유지한다"며 "지방재정에 대한 중앙정부의 개입, 통제 및 지원 등 수단이 제도적으로 지방재정법 등 관련법규에 근거해 여전히 유효해 강원도의 사례가 지자체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원도의 의사결정과 같은 추가적인 지자체 사례가 재발하고, 지자체에 대한 중앙정부 재정 차원의 통제 및 관리시스템이 통합적 관점에서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지자체 신용도에 대한 재검토를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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