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들 부담 늘어난다"
억대 이익에도 망이용료 반대
의무화 법안 반대 운동 주도
"비용 떠 넘기기 속셈" 비판
억대 이익에도 망이용료 반대
의무화 법안 반대 운동 주도
"비용 떠 넘기기 속셈" 비판
구글이 최근 '망 무임승차 방지법' 반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유튜버(크리에이터)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글은 자사 채널과 온라인 광고 등을 통해 크리에이터나 일반 소비자들에게 망 무임승차 방지법 반대 청원을 독려하며, 최근 국회에서 진행 중인 입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을 유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내달 열리는 국정감사에서는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망 이용대가와 관련한 집중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29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국감을 앞두고 증인 명단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국회에서 망 이용대가 관련 법안 입법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 유럽 등 글로벌 ICT업계와 정부들도 국내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야가 인터넷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 거텀 아난드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부사장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전 세계 어디에도 이런 법안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입법 반대 여론전에 참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법안들이 콘텐츠 제공 업체의 콘텐츠에 대해 추가로 요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해,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가 콘텐츠 기업들에게 이중 부담을 지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구글의 주장이다. 결국 이러한 추가 비용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과 크리에이터들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오픈넷 홈페이지에서는 구글이 주도하는 망 이용료 의무화 법안에 반대하는 2만4400명가량이 서명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구글의 이 같은 주장은 망 이용료 지급이 의무화되면 상대적 약자인 유튜버에게 관련 비용을 전가시키겠다는 의지를 자인하는 행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글이 국내에서 유튜브 콘텐츠 유통으로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으면서도 마땅히 지불해야 할 콘텐츠 유통비인 망 이용대가를 유튜버에게 부담시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위원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망 이용대가 관련 토론회에서 "구글은 당연히 지급해야 할 망 이용대가 책무를 회피하기 위해 인터넷 생태계 내 약자인 크리에이터가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호도하고 있다"며 "이는 망 무임승차 방지법을 막아보려는 꼼수에서 나온 발상이고, 스스로 국내 유튜버에게 갑질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빅테크를 겨냥한 망 이용대가 법안 움직임이 가시회되고 있다. 미국 브랜던 카 FCC(연방통신위원회) 위원은 2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유럽연합) 의원을 만나 빅테크가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랜던 카 위원은 "대형 빅테크는 고속 통신망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고, EU와 미국의 네트워크 트래픽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빅테크가 공정한 몫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제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6개 EU 통신사업자 또한 빅테크의 망 투자비용 분담 성명을 내고 "가장 많은 트래픽을 생성하는 기업들이 현재 유럽 네트워크에 부과되는 비용에 대해 공정하게 기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통신사연합(ETNO)에 따르면, 유럽지역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구글, 메타플랫폼, 넷플릭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6개 회사의 서비스를 통해 발생한다.
현재 국회에는 CP의 망 이용대가 지급과 관련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총 7건 발의된 상태다. 지난 2020년 12월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필두로 김영식·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김상희·이원욱·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양정숙 무소속 의원 등 여야 모두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세부 내용은 다르지만, 대규모 CP에게 망 이용대가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상은 구글, 넷플릭스, 메타, 카카오, 네이버 등으로, 현재 이 중 구글과 넷플릭스만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고 있다.
내달 열리는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국감에서는 과방위가 구글과 넷플릭스 임원을 증인으로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내달 4일 열리는 첫날 국감에서는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일반증인이 참석하지 않지만, 여야 공통으로 신청한 증인 목록에는 거텀 아난드 구글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 총괄 부사장 등 포함돼 있다. 다만, 이들이 임원들이 국감에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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