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亞 금융위기설` 대두, 환율·무역수지·외환보유 철저히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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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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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3년 6개월 만에 1431원을 돌파하고 코스피가 69포인트(3.02%) 폭락하며 '검은 월요일'을 맞았던 국내 금융시장은 27일 일단 진정세를 보였다. 환율이 10원 가까이 하락하며 1420원대 초반을 기록했고 코스피도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위기감은 여전하다. 특히 엊그제 블룸버그 통신의 리포트가 경고음을 높이고 있다. 불룸버그는 "아시아 양대 경제 대국인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가치의 급락으로 1997년처럼 아시아 금융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맥쿼리캐피탈 관계자를 인용해서는 한국 원화와 필리핀 페소화가 가장 취약한 통화라고 꼭 집었다. 우리에게 악몽과도 같은 '외환위기'의 기억을 환기하는 말이다. 정부는 환율 급등과 무역수지 적자는 외생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한국경제의 거시건전성은 문제가 없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시장은 작은 구멍 하나로 뚫릴 위험이 상존하고 최근 투기성 핫머니 움직임마저 감지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한 강연에서 "복합위기 상황이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긴장은 계속 해야겠지만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발언은 필요하지만, 정부가 최근의 가파른 환율 상승과 무역수지 적자 행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환율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그동안 구두개입은 물론 외환보유고를 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월부터 외환보유고를 270억 달러나 소진하면서 환율 급등을 막아보려 했지만 환율은 1200원 초반에서 1400원대로 상승했다. 무역수지를 포함한 경상수지가 굳건하면 환율 급등세를 억제할 수 있는데, 이달 20일까지 올 누적 무역수지는 292억 달러에 달한다. 고유가와 고원자재가로 인한 영향이 크지만, 우리 수출품의 경쟁력 악화 요인은 없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환율 급등과 무역수지 적자를 대외 요인으로만 돌리고 금융시장 내에서만 막아보려고 하면 한계가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 신용부도스와프(CDS)는 지난 7월 50bps에서 최근 30bps대로 낮아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1년 미만 단기외채가 40%를 넘었고, 위기 시 동원할 수 있는 현금 외환보유고가 179억 달러에 그치는 등 전체(4364억달러)의 4% 정도다. 달러 공급으로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한미통화스와프 체결이 최상책이다. 그동안 한미 정상회담과 한미당국의 조율로 미국도 한국의 원화 급락 문제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더 적극적으로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아시아 금융위기설까지 대두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환율·무역수지·외환보유고를 철저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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