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영업 대출 또 재연장… `리스크 이월` 이란 점 잊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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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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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코로나19 피해 금융지원 조치가 재연장된다. 27일 금융위원회는 코로나19 피해를 본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에게 지원하는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출 만기는 3년 연장되고, 상환은 최대 1년간 유예된다. 2020년 4월 시행 이후 벌써 다섯 번째 연장이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새출발기금 등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더 이상의 만기 연장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었다. 하지만 금리 물가 환율이 오르는 '3고(高)'로 이들의 빚 갚을 능력이 크게 위축됐다고 판단해 결국 재연장을 선택했다.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기존의 연장 조치와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부실을 미루는 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상환능력 회복을 돕는 조치"라고 말했다. 차주들이 여유를 갖고 정상영업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는데 방점이 찍혔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치로 차주들은 급한대로 인공호흡기를 달게 됐다. 주어진 시간 동안 형편이 좋아진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정상화'를 낙관하기는 힘들다. 재연장 배경이 된 '3고' 상황이 풀려야하는데 풀릴 기미가 좀체 보이지 않는 탓이다. 우선 미국이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고 있어 국내 금리도 상승세를 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환율과 물가 또한 잡힐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이자 부담 및 상환 어려움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잦은 금융지원 연장 조치는 상환능력이 없는 부실차주에 대한 리스크만 높인다. 특히 지원조치 종료 시점이 도래하면 한꺼번에 부실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 은행들은 이런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재연장 취지는 공감하지만 부실 우려가 높은 대출의 만기를 마냥 연장한다면 금융권 부실로 전이되어 금융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피해자들에 대한 일정한 금융지원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대출에 잠재된 위험이 계속 쌓이게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잘못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정부 당국은 이번 대출 연장과 상환 유예가 '리스크 이월'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조치가 부실을 키우는 화근이 될 수 있음을 각인하고 누적되는 금융리스크 관리 방안을 찾아야 한다. 어려운 차주들을 위해 전방위적 안전판을 만들어 주되, 회생 가능성 없는 좀비 차주들은 솎아내면서 연착륙을 도모하는 게 순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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