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윳값 꺾였는데… 뒤늦게 공급가 공개 확대나선 산업부

"유류세 인하 제때 안해" 후속조치
정유사들 이미 당일판매가도 보고
"보여주기식 뒷북정책" 볼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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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윳값 꺾였는데… 뒤늦게 공급가 공개 확대나선 산업부
26일 기준 휘발유는 171245원, 경유는 1841.56원에 판매 중이다. 사진은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정유사의 공급가격 공개 범위를 확대 추진하자 정유업계에서는 볼멘소리 이어지고 있다.

정유사가 유류세 인하를 제때 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따른 조치인데, 주유소별 유류세 반영 속도가 다른 데다 이미 석유제품 값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보여주기 식' 뒷북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미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도·소매가격이 오피넷 등 홈페이지에서 일반인들에게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있는 와중에 추가로 또 무엇을 공개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유사의 판매량과 판매단가 보고 범위를 기존 전국 평균값에서 시·도 단위 지역별 판매량과 판매단가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를 추진하고 있다.

또 정유사 공급가격 공개 범위에는 주유소, 일반대리점 등 판매 대상별 판매 가격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의 유류세 37% 인하에도 주유소의 실제 판매가격의 하락이 없었다는 반응에 따른 조치다. 정유사들이 유류세 인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반영 속도가 느렸다는 것이다. 이번 판매단가 공개 조치로 시장 점검 기능을 강화한다는 명분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유사가 운영하는 직영 주유소는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유류세 인하 조치를 바로 적용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자영 주유소의 가격까지 정유사 탓을 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비싼 값에 사온 석유제품이 소진되는 시점이 각 주유소마다 다른데, 가격이 빨리 내려가지 않는다고 재촉만 하는 것은 시장경제질서를 훼손하는 행정 아니냐는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자영 주유소가 각 정유사 간판을 걸고 영업하고는 있지만, 개인 사업자들인 만큼 기존 물량을 소화한 뒤 유류세를 인하해야 손해를 막을수 있는 상황"이라며 "(정유사가 주유소에)유류세 반영을 강제할 수 없는데, 이번 시행령이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뒷북 조치란 지적도 나온다. 기름값을 폭등시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기름값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휘발유는 리터당 2144.90원, 경유는 2167.66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이날 기준 휘발유는 171245원, 경유는 1841.56원에 판매 중이다.

무엇보다 기업 고유의 영업비밀까지 드러날 개연성이 커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미 정유사들은 매주 제품별 내수판매량과 매출액, 당일 주유소의 판매가격 등까지 세부 보고를 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세계적인 보고 수준이라는 토로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배합비율, 공정 등 각 정유사의 노하우에 따라 생산비용과 마진이 다른데 이걸 직접적으로 공개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 더 상세하게 공개해야 할 경우 단가와 효율을 낮추는 기업 영업 비밀이 드러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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