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영업 다중채무 급증… 대출조정 실기해 화 키워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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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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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자영업 '다중채무자' 수와 대출액이 폭증세다. 25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 소속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41만4964명으로, 작년 말과 비교해 보면 6개월 사이 44.7%나 늘었다. 이들 다중채무자의 대출액도 162조원에서 195조원으로 20.3% 증가했다. 이들의 평균 대출액은 거의 5억원에 이르렀다. 심각한 것은 속도다. 전체 자영업자 수나 대출액 증가 속도보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수와 대출액이 훨씬 빨리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중채무자는 인원수와 대출액을 기준으로 전체 자영업 대출 가운데 각각 12.8%, 28.4%를 차지했다. 비중이 6개월 전보다 각각 2.5%포인트, 2.9%포인트 늘었다. 다중채무자는 금리 인상기에 부실 가능성이 가장 커 대표적인 '취약 채무자'로 분류·관리되고 있다.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 충격 이후 약 2년 반 동안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이 이제 한계를 맞는 듯하다.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대출만기,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계속 연장되는 바람에 아직까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진 않았지만 특단 조치가 없다면 부채폭탄이 터질 것 같다. 빚만 많은 게 아니라 금리 인상의 여파로 이자 부담까지 급속히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풀렸지만 고금리 충격이 새롭게 닥친 것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고 있어 우리나라도 올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3.0%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연히 대출금리는 계속 뛸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국발(發) 금리 인상으로 최소한 내년까지 글로벌 경기침체가 길게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중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을 방치하면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 만약 금융권 부실로 번지면 나라경제는 심각해진다. 대출조정의 기회를 놓쳐 화를 키우면 안 된다. 마침 정부가 새출발기금, 저금리 전환대출 등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본격화한다. 새출발기금은 오는 27일부터 온라인 사전신청을 받는다. 30일부터는 연 7% 이상 고금리 사업자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정책이 시행된다. 제때, 제대로 실행하는 것이 관건이다. 물론 도덕적 해이를 부추겨선 안 될 것이다. 도덕적 해이 우려가 나오지 않을 수준의 적절한 정책 실행을 통해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자영업 다중채무자들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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